다시 일어서는 리더십: 회복의 여정에 코치가 함께할 때
황현호 원장
국제코치훈련원 원장
한국부부행복코칭센터 원장
아주대학교경영대학원 겸임교수
광운대학교교육대학원 겸임교수
숭실사이버대학교 겸임교수
전, ICF코리아챕터 회장
인생은 완만한 곡선이 아니다. 누구나 한 번쯤은 넘어지며, 어떤 이는 그 자리에서 멈추고, 또 다른 이는 그 자리에서 다시 일어난다. 코칭은 바로 그 '다시 일어섬'의 순간을 함께하는 직업이다. 전문코치로서 우리는 고객이 경험한 실패와 넘어짐을 회피하지 않고, 그것을 성장의 재료로 전환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최근 미국 오클라호마주립대(OSU-OKC)의 사회혁신센터(CFSI)를 이끌게 된 밴 네스(Van Ness) 소장은 "중요한 것은 넘어지는 것이 아니라 다시 일어나는 것"이라는 메시지를 강조하며, 센터를 전인적 회복과 공동체 변화의 플랫폼으로 재구성하고 있다. 범죄 이력, 빈곤, 사회적 배제와 같은 현실적 장애를 지닌 사람들에게 교육, 직업훈련, 감정적 지지, 리더십 훈련까지 통합적으로 제공하는 이 센터의 운영방식은 회복의 과정을 조직적·전략적으로 지원하는 모델이라 할 수 있다.
회복은 관계 속에서 일어난다
전문코치에게 이 사례는 실천적 통찰을 제공한다.
첫째, 회복은 혼자 일어서는 것이 아니라 관계와 자원을 동원하는 공동작업이다. 회복탄력성 연구는 일관되게 한 가지 사실을 강조한다. 개인의 내적 강점(자기효능감, 낙관성, 의미감)과 외적 지원(사회적 네트워크, 멘토, 제도적 자원)이 결합될 때 진정한 회복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코치는 고객의 내부 자원(신념, 경험, 감정)과 외부 자원(멘토, 커뮤니티, 제도)을 함께 조망하게 도와야 한다. "당신을 지지해 줄 수 있는 사람은 누구인가?", "이용 가능한 네트워크나 프로그램은 무엇인가?" 같은 질문이 필요하다. 때로는 코칭 세션 자체가 고객에게 가장 안전하고 지지적인 관계 경험이 되기도 한다.
회복의 길은 순환적이다
둘째, 회복의 길은 일방향이 아니라 순환적이며 반복적인 여정이다. 많은 사람들이 회복을 A지점에서 B지점으로 이동하는 직선적 과정으로 상상하지만, 실제 회복의 여정은 나선형에 가깝다. 앞으로 나아가다가 뒤로 물러서기도 하고, 같은 지점을 여러 번 지나치기도 하지만, 그때마다 조금씩 다른 높이에서 경험한다.
고객이 이전 실패 경험을 재해석하고, 그 안에서 강점을 재발견하도록 코치는 질문하고 성찰을 이끌어야 한다. "다시 예전 문제로 돌아온 것 같다"고 느낄 때, "이번에는 무엇이 다른가? 이전보다 무엇을 더 알게 되었는가?"라고 물을 수 있다. 내러티브 코칭 접근은 고객이 자신의 이야기를 재구성하도록 돕는 강력한 방법이다. 실패나 상실의 경험을 단순히 '나쁜 일'로만 보지 않고, 그 안에서 배움, 성장, 숨겨진 강점을 발견하도록 질문한다.
개인을 넘어 공동체로
셋째, 밴 네스는 리더로서 "자신의 리더십이 개인을 넘어서 공동체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가"를 묻는다. 이는 코칭의 목표와도 맞닿아 있다. 고객이 자신의 성장을 넘어 주변에 영향을 미치는 존재가 될 수 있도록 비전을 확장시키는 것은 코칭의 핵심 기능 중 하나다.
코칭은 개인의 변화에서 시작하지만, 그 파급효과는 가족, 조직, 커뮤니티로 확장된다. 한 사람의 리더십 성장은 팀 전체의 문화를 바꾸고, 한 사람의 회복은 주변 사람들에게 희망을 준다. "당신의 변화가 주변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 "당신의 경험이 다른 사람들에게 어떤 도움이 될 수 있을까?" 같은 질문은 고객의 비전을 확장시킨다.
코치 자신의 회복력
마지막으로, 코치 자신 또한 리더로서 어떻게 회복력을 실천하고 있는가를 되물어야 한다. 고객을 이끄는 리더로서, 코치는 자신이 실패나 어려움에서 어떻게 다시 일어섰는지를 돌아보고, 그 경험을 지혜로 전환하는 내적 과정을 지속해야 한다.
자신의 회복 경험을 성찰하는 것은 코치로서의 진정성과 깊이를 더한다. "나는 어떻게 어려움을 극복했는가?", "무엇이 나를 다시 일어서게 했는가?" 이런 질문에 답하는 것은 자기 인식을 높이고, 고객을 더 깊이 이해하게 한다. 우리의 실패와 좌절, 그리고 다시 일어섰던 경험은 고객을 더 깊이 이해하고, 더 진정성 있게 동행할 수 있는 자산이 된다.
함께하는 회복의 여정
회복탄력성은 타고난 특성이 아니라 학습되고 개발될 수 있는 역동적 능력이다. 코칭은 바로 이러한 능력을 체계적으로 개발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강력한 질문, 내러티브 재구성, 강점 기반 접근, 판단 없는 공감과 수용이 핵심 원칙이다.
OSU-OKC 센터의 성공 요인 중 하나는 강력한 공동체 의식과 멘토링 문화다. 같은 어려움을 겪었던 선배들이 후배들의 멘토가 되고, 서로의 성장을 응원하는 문화가 형성되어 있다. 코치는 고객에게 이러한 관계적 자원의 중요성을 인식시키고, 필요하다면 적절한 네트워크나 커뮤니티를 연결해 줄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넘어지는 것이 아니라 다시 일어나는 것"이다. 그리고 전문코치로서 우리의 특권은 바로 그 순간, 누군가의 곁에서 함께 일어설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고객이 다시 일어서는 순간의 증인이자 동반자이며, 때로는 그들이 자신의 힘을 믿을 수 있도록 돕는 거울이 된다.
성찰 질문
1. 나는 고객이 실패나 상실을 성장의 재료로 삼도록 어떤 질문을 던지고 있는가?
2. 내 삶의 회복 경험은 지금의 코칭에 어떻게 작용하고 있는가?
참고문헌
OSU-OKC News. (2025). "Resilience is a key value for OSU-OKC Center for Social Innovation's leader." https://news.okstate.edu/articles/osu-okc/2025/resilience-is-a-key-value-for-osu-okc-center-for-social-innovations-leader.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