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건이 아닌 확신으로 걷는 길_황현호 원장

작성자: 최고관리자님    작성일시: 작성일2025-10-02 07:51:47    조회: 88회    댓글: 0

조건이 아닌 확신으로 걷는 길




황현호 원장

국제코치훈련원 원장

한국부부행복코칭센터 원장

아주대학교경영대학원 겸임교수

광운대학교교육대학원 겸임교수

숭실사이버대학교 겸임교수

전, ICF코리아챕터 회장

 

 


2025년 10월 1일, 제인 구달 박사가 91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침팬지의 어머니'로 불린 그녀는 단순히 위대한 과학자나 환경운동가를 넘어, 한 사람의 확신이 세상을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는지 보여준 살아있는 증거였다.


조건이 갖춰지기를 기다리지 않는다

1934년 영국 런던에서 태어난 제인 구달은 대학에 진학할 형편이 되지 않았다. 런던에서 비서로 일하며 평범한 삶을 살던 그에게 1957년 케냐 방문은 인생의 전환점이 되었다. 그곳에서 만난 고인류학자 루이스 리키의 영향으로 영장류 연구를 시작하게 된 것이다.


정규 학위도, 연구 경험도 없었다. 하지만 구달은 조건이 완벽해지기를 기다리지 않았다. 탄자니아 곰베 지역의 야생 침팬지 연구에 뛰어들었고, 그 선택은 과학사를 다시 쓰는 출발점이 되었다.


코칭에서도 마찬가지다. 많은 코치들이 "더 배우고", "더 경험하고", "더 준비되면" 시작하겠다고 말한다. 하지만 진짜 성장은 완벽한 준비가 아니라 불완전한 시작에서 온다. 구달이 우리에게 보여준 것은 조건이 아니라 확신이 길을 만든다는 사실이다.


관습이 아닌 진실을 따른다

1964년 구달은 침팬지가 도구를 제조하고 사용한다는 사실을 발견하여 《네이처》에 발표했다. 당시 학계는 도구 사용을 인간만의 고유한 특성으로 여겼기에, 이 발견은 과학계에 혁명을 일으켰다.


더 주목해야 할 것은 그의 연구 방법이다. 기존 과학자들이 침팬지를 포획하여 실험실에서 연구할 때, 구달은 장기간 야생 상태의 침팬지를 체계적으로 관찰하는 방식을 택했다. 학계의 관습을 따르지 않고 자신이 믿는 방식을 고집했다. 그 결과 그는 동물행동학의 선구자가 되었다.


코칭 현장에서도 우리는 종종 "업계 표준"이나 "검증된 방법"이라는 이름으로 관습을 답습한다. 하지만 진정한 코칭은 매뉴얼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눈앞의 고객에게 필요한 진실을 발견하는 것이다. 구달이 침팬지를 야생에서 관찰했듯이, 우리도 고객을 그들의 맥락 속에서 이해해야 한다. 정답이 아니라 진실을 추구할 때, 진짜 변화가 시작된다.


성공을 목적이 아닌 수단으로 삼는다

케임브리지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세계적 명성을 얻은 후에도, 구달은 연구실에 안주하지 않았다. 침팬지 서식지가 사라지는 현실을 목격하며 연구자에서 행동하는 운동가로 변신했다.


1977년 비영리 연구소를 설립하고, 1991년에는 어린이 환경운동 프로그램 '뿌리와 새싹'을 시작했다. 탄자니아 어린이 10여 명으로 시작한 이 프로그램은 현재 100여 개국 10만 명을 대상으로 운영되고 있다. 그는 90대가 될 때까지 연평균 300일을 세계 각국을 여행하며 자연 보전을 위한 변화를 호소했다.


전문코치로서 우리는 자격증, 인증, 경력을 쌓는다. 하지만 이것들이 최종 목적지가 되어서는 안 된다. 구달에게 침팬지 연구가 지구 생명을 지키기 위한 출발점이었듯이, 우리의 전문성도 고객의 변화와 성장을 위한 수단이어야 한다. 자신의 성공을 더 큰 목적을 위해 사용할 때, 우리는 전문가에서 진정한 코치가 된다.


완벽이 아닌 실천을 선택한다

2001년 한 인터뷰에서 구달은 이렇게 말했다. "동물을 향한 인간의 태도를 바꾸려고 할 뿐이고, 그렇게 해서 세상을 조금 바꾸고 싶을 뿐이다. 내가 그걸 이룰 수 있을까? 아니겠지만, 그래도 해나가야 할 일이다."


자신의 노력이 완전한 성공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임을 알면서도, 그는 멈추지 않았다. 성공의 확신이 아니라 옳음의 확신이 그를 움직였다. 생전 그는 "희망이 있다. 우리 손에 달려 있다. 가능한 한 가벼운 생태학적 발자국을 남기라"고 강조했다.

코칭 세션에서 우리는 종종 완벽한 질문, 완벽한 개입, 완벽한 결과를 추구한다. 하지만 구달이 보여준 것은 완벽주의가 아닌 실천주의다. 중요한 것은 모든 고객을 완벽하게 변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오늘 눈앞의 이 고객에게 가능한 한 진정성 있는 존재감을 보여주는 것이다.


희망은 행동하는 자의 언어다

제인 구달은 30여 권의 책을 저술했고, 그중 베스트셀러가 된 《희망의 이유》에서 자연의 회복력을 강조했다. 그가 전한 희망은 막연한 낙관이 아니었다. 그것은 구체적 행동으로 뒷받침된 확신이었다.


학위도 없던 젊은 여성이 과학계를 혁명으로 이끌었고, 한 연구자의 발견이 전 세계 환경운동의 상징이 되었으며, 한 사람의 믿음이 10만 명의 어린이들에게 희망의 씨앗을 심었다. 구달의 삶은 한 사람이 얼마나 멀리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살아있는 증거다.


코치로서 우리가 고객에게 전하는 것도 결국 희망이다. 하지만 그 희망은 "잘 될 거예요"라는 위로가 아니라, "당신에게는 이미 그럴 힘이 있습니다"라는 확신이어야 한다. 그리고 그 확신은 우리 자신이 먼저 불완전함 속에서도 계속 걸어가는 모습을 보여줄 때 비로소 진정성을 갖는다.


가벼운 발자국으로 깊은 길을 만든다

제인 구달이 남긴 가장 강력한 메시지는 "가능한 한 가벼운 생태학적 발자국을 남기라"는 것이다. 이것은 환경 보호에 국한된 조언이 아니다. 그것은 삶의 태도에 관한 철학이다.

무겁게 짓밟으며 가는 것이 아니라 가볍게 머물며 간다. 모든 것을 소유하려 하지 않고 필요한 것만 취한다. 자신의 존재를 과시하는 대신 자신이 남긴 영향으로 말한다. 구달은 91년의 생을 이렇게 살았다.


코치로서 우리도 마찬가지다. 고객의 삶에 무겁게 개입하는 것이 아니라, 가볍지만 정확하게 머문다. 우리의 지식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이 자신의 지혜를 발견하도록 돕는다. 세션이 끝나고 우리가 떠난 후에도, 고객이 스스로 걸어갈 수 있는 길을 남긴다.


가장 위대한 코칭은 가장 가벼운 발자국을 남기는 코칭이다.

 

 

성찰 질문

1. 당신이 "조건이 갖춰지면"이라는 이유로 미루고 있는 코칭적 도전은 무엇인가?

2. 지난 한 달간 당신의 코칭 세션에서 남긴 발자국은 얼마나 가벼웠는가?

 

 

참고문헌

'침팬지의 어머니' 동물학자·환경운동가 제인 구달 별세(종합), 김지연·이유미 기자, 연합뉴스, 2025.10.02., 

https://www.yna.co.kr/view/AKR20251002004851071?section=society/environment&site=major_news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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