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성과 과시 사이, 코치는 어디에 서야 하는가
황현호 원장
국제코치훈련원 원장
한국부부행복코칭센터 원장
아주대학교경영대학원 겸임교수
광운대학교교육대학원 겸임교수
숭실사이버대학교 겸임교수
전, ICF코리아챕터 회장
최근 한 유명 스포츠 스타의 유튜브 논란이 코칭 현장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국민요정'이라 불리던 전 리듬체조 국가대표가 출산 후 유튜브 채널을 개설해 일상을 공개하면서 초반에는 '솔직함'으로 호평받았다. 하지만 점차 수천만 원대 명품, 72억 원대 신혼집, 고가 육아용품 등이 영상에 등장하며 "현실과 동떨어진다"는 비판을 받게 되었다.
이 사례는 코칭에서도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코치가 자신의 성공을 공유하는 것과 그것이 과시로 비치는 것 사이의 경계는 어디인가?
진정성의 본질은 공감에 있다
코칭은 신뢰를 기반으로 한다. 코치가 자신의 경험과 성취를 나누는 것은 고객에게 영감을 줄 수 있다. 그러나 그 공유가 고객의 현실과 지나치게 괴리되면 오히려 거리감을 만든다. 위 사례에서도 대중은 "솔직해서 좋다"와 "돈 자랑 같다"는 양극화된 반응을 보였다. 이는 진정성이 단순히 '있는 그대로 보여주기'가 아니라, '상대방과 공감대를 형성하는 소통'이어야 함을 말해준다.
코치는 자신의 성공 스토리를 전할 때 그것이 고객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갈지 민감하게 고려해야 한다. 성공의 결과만 보여주는 것은 때로 고객에게 박탈감이나 거리감을 줄 수 있다. 반면 그 과정에서의 고민, 실패, 배움을 함께 나눌 때 진정한 공감이 생긴다.
자기 개방과 자기 과시의 차이
자기 개방(self-disclosure)은 코칭에서 강력한 도구다. 코치가 자신의 취약한 순간이나 어려움을 나눌 때, 고객은 안전감을 느끼고 더 깊이 자신을 탐색할 용기를 얻는다. 그러나 이것이 자기 과시가 되는 순간, 코칭 관계는 불균형해진다.
손연재 선수의 사례에서 보듯, 문제는 내용 자체가 아니라 맥락과 의도다. 7000만 원대 패션이나 호텔급 밀키트가 등장하는 것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그것이 시청자와 어떤 대화를 만들어내는가가 핵심이다. 코칭에서도 마찬가지다. 코치의 자기 개방이 고객을 위한 것인지, 아니면 코치 자신을 드러내기 위한 것인지에 따라 그 영향은 완전히 달라진다.
코치의 위치는 어디인가
코칭에서 코치는 전문가이지만 권위자가 아니다. 코치는 고객보다 앞서 있는 사람이 아니라 옆에서 함께 걷는 사람이다. 이 지점을 놓치면 코치의 모든 언어와 행동은 '가르침'이나 '과시'로 변질될 위험이 있다.
'국민요정'에서 '밉상'으로 여론이 갈린 이유는 그녀가 쌓아온 친근한 이미지와 현재 보여주는 럭셔리 일상 사이의 괴리 때문이다. 코치 역시 마찬가지다. 코치가 고객에게 어떤 이미지로 각인되었는지, 그리고 지금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있는지 사이에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신뢰는 쉽게 흔들린다.
진정성은 선택이 아니라 책임이다
결국 이 논란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명확하다. 진정성은 단순히 솔직하게 말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맥락을 이해하고 존중하며 소통하는 태도다. 코치는 자신의 성취를 부끄러워할 필요가 없지만, 그것을 어떻게 전달하는가에 대해서는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콘텐츠의 진정성이 공감과 과시의 갈림길에 선 것처럼, 코치의 모든 말과 행동도 마찬가지다. 코치는 늘 스스로에게 물어야 한다. "나는 지금 누구를 위해 이 이야기를 하고 있는가?" 그 답이 명확할 때, 코치는 진정성 있는 코치로 남을 수 있다.
성찰 질문
1. 나는 고객과 나의 성공을 나눌 때, 그것이 고객에게 영감인지 거리감인지 확인하는가?
2. 나의 자기 개방은 고객의 성장을 위한 것인가, 나 자신을 증명하기 위한 것인가?
참고문헌
'국민요정' 손연재, 밉상으로?…'현실 괴리' 돈자랑에 호감 흔들. (2025년 10월 1일). 스포츠서울. https://www.sportsseoul.com/news/read/1550664?ref=nav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