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에이전트 시대, 코칭 전문가가 바라본 인간 역량의 재정의
황현호 원장
국제코치훈련원 원장
한국부부행복코칭센터 원장
아주대학교경영대학원 겸임교수
광운대학교교육대학원 겸임교수
숭실사이버대학교 겸임교수
전, ICF코리아챕터 회장
기계가 생각하기 시작했을 때, 인간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
코칭 현장에서 수많은 개인과 조직의 성장을 지켜보며 한 가지 확신하게 된 것이 있다. 진정한 변화는 외부 도구의 발전이 아닌, 그 도구를 활용하는 인간의 내적 역량에서 비롯된다는 점이다. 그런데 지금 우리 앞에 등장한 AI 에이전트는 단순한 도구를 넘어선 존재다. 마치 경력 있는 신입사원처럼 스스로 추론하고 판단하며, 심지어 우리의 과거 대화까지 기억하여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의존과 협력 사이의 미묘한 경계선
AI 에이전트가 베스킨라빈스 파인트를 주문하고, 병원을 예약하며, 심지어 부모님께 안부 문자까지 보내준다는 것은 분명 놀라운 편의성이다. 하지만 코칭 전문가로서 우려되는 부분이 있다. 과연 이러한 편의성이 우리의 자립성과 문제해결 능력을 강화시키는가, 아니면 약화시키는가?
코칭에서 가장 중요한 원칙 중 하나는 고객이 스스로 답을 찾아가도록 돕는 것이다. AI 에이전트의 '공부하고 배워요' 기능이 소크라테스식 문답법을 활용한다는 점은 매우 긍정적이다. 이는 단순히 정답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학습자가 스스로 사고하고 성찰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하지만 동시에 AI가 모든 것을 대신 처리해주는 환경에서 우리는 과연 어떤 역량을 개발해야 할까?
새로운 역량 패러다임의 필요성
코칭 이론에서 말하는 핵심 역량들을 AI 에이전트 시대에 맞춰 재해석해볼 필요가 있다. 전통적으로 중시되던 정보 수집 능력, 단순 업무 처리 능력, 심지어 기초적인 분석 능력까지도 AI가 대체할 수 있게 되었다. 그렇다면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고유한 영역은 무엇인가?
첫째, 메타인지 능력이다. AI 에이전트가 제공하는 정보와 솔루션을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그것이 나의 가치관과 목표에 부합하는지 판단하는 능력 말이다. 둘째, 관계적 지능이다. AI가 아무리 발달해도 인간 간의 깊이 있는 연결과 공감, 협력은 여전히 인간만의 영역이다. 셋째, 창의적 통합 능력이다. AI가 제공하는 다양한 정보와 솔루션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융합하여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능력이다.
코칭 관점에서 본 AI 에이전트 활용법
AI 에이전트를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명확한 자기인식이 선행되어야 한다. 나는 무엇을 원하는가? 어떤 가치를 추구하는가? 어떤 영역에서 성장하고 싶은가? 이러한 질문에 대한 답이 명확할 때, AI 에이전트는 진정한 성장의 파트너가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AI 에이전트의 장기 기억 기능을 활용할 때도 마찬가지다. 단순히 편의성만을 추구할 것이 아니라, "이 정보를 AI가 기억하게 함으로써 나는 어떤 더 높은 차원의 활동에 집중할 수 있을까?"를 고민해야 한다. 글루텐 알레르기를 기억하는 AI 덕분에 식당 검색 시간을 절약했다면, 그 시간을 연인과의 더 깊은 대화나 관계 개선에 투자할 수 있지 않겠는가?
인간 중심의 AI 에이전트 활용 철학
결국 AI 에이전트 시대에 필요한 것은 기술에 종속되지 않으면서도 기술을 현명하게 활용하는 균형감각이다. 코칭에서 말하는 '주인의식(Ownership)'을 AI 에이전트 활용에도 적용해야 한다. AI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가 아니라,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가 먼저 정해져야 한다.
AI 에이전트가 앞으로 우리 삶의 많은 부분을 변화시킬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그 변화의 방향을 결정하는 것은 여전히 우리 자신이어야 한다. 기술이 인간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지, 인간이 기술을 위해 존재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성찰 질문
1. AI 에이전트가 나의 일상 업무를 대신 처리해준다면, 나는 그 시간에 어떤 더 의미 있는 활동에 집중하고 싶은가?
2. AI 에이전트와의 협력 관계에서 내가 절대 포기하지 않을 인간만의 고유한 역량은 무엇인가?
참고문헌
https://www.youtube.com/watch?v=2y7Usgt58_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