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이 아닌 코치로, 친정엄마의 마음을 만났습니다_이성미 소장 [11]

작성자: 최고관리자님    작성일시: 작성일2025-08-17 20:04:03    조회: 366회    댓글: 11

딸이 아닌 코치로, 친정엄마의 마음을 만났습니다 

 

 

 

 

이성미 소장(KPC, 스마일에너지코치)

, 가족웃음연구소 소장

, 국제코치훈련원 전문위원

, 한국부부행복코칭센터 전문위원

, 한국코치협회 편집국 위원

, () 감사나눔연구원 사무총장

, 이부커스코리아 감사

 

 

작년 11, 친정 부모님 두 분이 같은 날 병원에 입원하셨습니다.
아버지는 낙상으로, 엄마는 교통사고로 인해 척추 고정술을 받으셨어요.
엄마는 무릎 인대까지 크게 다쳐 오랫동안 병상에 계셔야 했고,
조금 먼저 퇴원하신 아버지는 비접촉 교통사고로 다시 입원하셨습니다.


두 분 다 고령이셨기에 긴 병상 생활로 지친 부모님의 고통은 몸을 넘어 마음 깊은 곳까지 스며들었습니다. 안타깝게도 인지 기능도 서서히 약해지시면서 치매 진단까지 받으셨어요.

 

그때부터 제 삶의 시계는 부모님께 맞춰지기 시작했습니다.
부모님 곁에 있을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한 마음이 컸지만, 환하게 웃으시던 두 분의 표정이 점점 흐려지는 모습을 보는 일은 참 아팠습니다.

 

엄마는 새벽마다 멍하니 깨어 계시는 날이 늘었고, 아버지는 지나가는 차량만 봐도 온몸이 긴장되셔서 밖에 나가는 것이 무섭다고 하셨습니다. 수술 이후 균형을 잃은 엄마는 지팡이를 짚고도 걷기 힘드셨는데, 부축할 때마다 제 손목을 너무 꽉 잡으셔서 멍이 들기도 했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다
엄마의 한숨은 들을 때마다 제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엄마와 걷기 운동을 하던 중 유난히 기운이 없어 보이시는 모습을 바라보다가 문득 생각이 스쳤습니다.


그래, 나는 코치다. 지금, 이 순간, 엄마의 마음을 진심으로 들어드리자.’

그 순간, 저는 엄마와 코칭 대화를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엄마, 코칭 한번 해보실래요?”
코칭? 그게 뭔데? 그래, 해보자.”

엄마는 호기심 가득한 눈빛으로 저를 바라보셨고, 저는 그 순간, 딸이 아닌 코치가 되었습니다.

 

이 시간, 코칭을 함께할 이성미 코치입니다. 반갑습니다.”
반가워요.”

익숙하지 않은 존댓말로 대화를 시작한 엄마는 조용히 고객의 자리에 앉아 주셨습니다.

 

호칭은 어떻게 불러드릴까요?”
천사요.”
와 천사님, 만나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그런데 왜 천사님이신가요?”
하나님께 더 가까이 가고 싶어서요.”

 

소녀 같은 미소와 함께 건넨 그 대답에서 신앙이 엄마 삶에 어떤 힘이 되어왔는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

 

천사님, 84년 삶에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언제셨나요?”
“18, 하나님을 처음 만났을 때요.”
그때 기분은 어떠셨어요?”
너무 기뻐서날아갈 것 같았어요.”

 

짧은 말 속에는 외할머니의 사랑을 충분히 누리지 못했던 유년 시절의 외로움과, 평생을 신앙 하나로 살아온 엄마에게 하나님이 건네신 따뜻한 위로와 격려가 고스란히 담겨 있는 듯했습니다.

 

그 하나님이 지금 천사님을 보시고 뭐라고 하실까요?”

 

잠시 엄마는 생각에 잠기셨습니다. 잠시 후 나지막하게 속삭이셨어요.


내가 다 안다

 

엄마의 눈빛이 흔들리고, 목소리엔 깊은 울림이 실렸습니다.
그 순간, 제 가슴도 뭉클하게 뜨거워졌습니다.

 

잠시 후, 엄마는 잔잔하게 웃으며 말씀하셨어요.
그래, 하나님이 다 아시지. 이제 우울해하지 말고 운동하면서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야겠어.”

지금 기분은 어떠세요?”
행복해요.”

 

그날 저녁, 벤치 위에서 피어난 엄마의 미소는 캄캄했던 엄마의 마음속 하늘을 밝혀주는 별빛 같았습니다. 계속된 코칭 대화를 통해 몸이 회복된다면 해보고 싶은 일, 남은 시간에 소중하게 지키고 싶은 가치에 대해 진심을 담아 묻고, 조용히 귀 기울였습니다.

그날의 코칭은 제 마음 깊은 곳에 하나의 선물처럼 남아 있습니다.

 

특히 엄마와의 코칭이 의미 깊었던 건, ‘행복한 나를 찾기라는 주제로 엄마가 가장 먼저 실행하고 싶다고 말씀하신 일이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록이었다는 사실입니다.
삶의 끝자락까지 스스로 준비하고 싶다는, 남은 시간을 자신의 선택으로 살아가겠다는 엄마의 단단한 의지를 알게 됐고 바로 다음 주, 건강보험공단에 함께 가서 의향서를 제출했습니다.


모든 절차를 마친 뒤 엄마는 크게 웃으시며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이제야 속이 시원하다. 마음이 참 편해. 밀린 숙제를 한 기분이야.”

 

한 번의 코칭이 엄마의 마음속에 잔잔한 파동을 일으켰고, 그 울림은 가족의 일상에도 스며들었습니다. 그날 벤치에서 나눈 대화는 엄마의 하루를 밝히고, 제 삶에도 따뜻한 빛을 더해주었습니다. 그리고 그 빛 속에서, 엄마가 제 손을 꼭 잡고 들려주신 말은 지금도 제 마음을 따스하게 감싸줍니다.

 

코치님, 제 이야기 다 들어줘서 고마워요. 우리 또 해요, 코칭.”

 

코칭이 아니었다면, 엄마 마음속 깊은 이야기들을 들을 수 없었을지도 모릅니다.
딸이 아닌 코치로 곁에 있었기에, 판단 없이 듣고 온전히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듣는다는 건 기술 이전에, 진심을 다해 존재로서 건네는 따뜻한 태도임을 새삼 깨달았습니다.

 

가족의 마음을 여는 일은 때로 낯선 이와의 대화보다 더 깊은 용기와 세심한 진심을 필요하기에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코칭은 그 마음에 다가가 잊고 있던 마음과 감정을 불러내고, 서로를 다시 이해하며 바라보게 합니다. 무엇보다 진심 어린 질문과 경청은 위로를 넘어 마음에 힘과 희망을 건네줄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마음속에 꽃 한 송이를 품고 있다. 그것이 피어나기 위해서는 누군가의 따뜻한 기다림이 필요하다.” -김춘수-

 

코치로 살아간다는 건, 그 꽃이 다시 피어날 수 있도록 곁에서 묵묵히 응원하는 사람으로 존재하는 일인지도 모릅니다.

 

오늘, 당신은 누구의 마음 곁에 머물러 계신가요?

 

 

[성찰 질문]


1. 나의 천사님곁에, 나는 어떤 코치로 존재하고 싶나요?
2. 사랑하는 이의 마음에 힘과 행복을 더하기 위해,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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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작성자: 최고관리자님     작성일시:

엄마와의 진솔한 코칭대화 정말 감동이네요~코치로서 딸로서 엄마와 나눈 대화를 통해 엄마를 위로하고 엄마 마음 속 깊이 있던 신앙과 하나님에 대한 소망을 불러일으켜주셨네요~귀하십니다^^ 성찰 질문도 정말 많은 생각을 하게 합니다. 우리 가족들에게도 이와같은 진솔한 코칭대화가 필요할 테니까요......

작성자: 이혜정님     작성일시:

가슴 뭉클해 지는 글입니다. 귀한 나눔에 감사합니다. 코치로 살아가는 것, 가족 안에서도 코치로 살아갈 수 있다면 정말 좋겠습니다.

작성자: 김혜영님     작성일시:

천사같은 웃음꽃 코치님! 부모님 코칭까지 하시는 이쁘고 착한 딸! 코치님 같은 딸을 가지신 두분이 하나님 축복 가득 받으신분들이십니딘! 감동입니다.

작성자: 조셉엄님     작성일시:

글을 읽는 동안 눈시울이 뜨거워지네요. 코칭 대화를 통해서 천사님을 만나셨네요. 코치님 또한 어머니께 천사가 되어주셨어요. 코치로서 행복하고 감동스러운 순간이었겠어요. 위로를 넘어 희망을 건네시는 코치님, 존경합니다.

작성자: 백승수님     작성일시:

이성미 코치님
부모님과 나누는 코칭 대화 코칭 과정에서
엄마의 모습이 천사로 변화되는 그 깊은 코칭대화
 나눠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단순한 코칭을 넘어, 마음과 마음이 통하는 진정한 대화를 통해 저 역시 인생의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길 수 있었습니다. 이 글을 통해 코칭이 우리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주는지 새롭게 깨닫게 되는 귀한 시간이었어요. 앞으로도 많은 분들께 이 따뜻한 마음 전해주시길 바랍니다.
감동이네요

작성자: 이인경님     작성일시:

찬사님과의 코칭이 그 어느 코칭보다 아름답게 느껴집니다. 저도 그런 경험이 있기에 더욱 특별한 기억으로 남아 그 날을 추억하게 되네요

작성자: 신혜정님     작성일시:

눈물이 자동으로나며 마음엔  미소가 한가득 나는 감동이있었어요. 코치님~~ 글로만난 코치님의 마음이 더 따뜻한 감동이예요~~^^
모전녀전이라 해야하나요? 코치님의 에너지와 소녀소녀함이 어머님으로 부터 온거였군여~~^^
오늘도 코치님 삶의 울림이 저를 성장하게 하네요. 감사해요~~♡♡♡ 내일 아침 밝아지면 시엄마께 전화해야겠어요.

작성자: 김태진님     작성일시:

부모님의 사고와 병환 가운데 고통과 책임을 넘어 온전히 그 자리에 함께 하신 이성미 코치님의 마음이 절절히 전해져 감동이 됩니다.
천사 어머니의 마음, 아버지의 마음, 코치님의 마음 모두 함께 평안과 기쁨이 가득하길 소망합니다.

작성자: 이 순자님     작성일시:

이성미 위원님
역시 이성미 위원님 답다라고 생각 하게 되네요!!!! 성숙함  심오함에 감동 그 자체인데요.
감동의 글을 접하며 머리 숙여 박수와 응원하며 지지합니다.

작성자: 박희숙님     작성일시:

아,  코치님 너무 눈물이 납니다
아픈 부모님을 보는 코치님의 시선도 속상하고
이렇게 연약해져가는 부모님을 보는것도 속상하네요
근데 코칭으로 열어가는 엄마와 딸의 모습은 매우 신선합니다
저도 쑥쓰럽지만 언젠가 이렇게 한번 해봐야겠어요 ~
글도 참 잘 쓰시는거 같아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