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코치훈련원 원장
한국부부행복코칭센터 소장
ICF Korea챕터 부회장
“황소장님, 코칭의 철학 있잖아요? 그 뿌리가 어디에요?”
대학원에서 석사공부를 하고 있는 한 후배가 오랜만에 전화를 해서 대뜸 질문을 한다. 여러분은 뭐라고 대답하겠는가? 이 대답을 하기 위해서는 우선 누가 주장하는 코칭의 철학인지를 알아야 한다. 그리고 근원적으로는 코칭의 철학이란 무슨 의미인지? 그리고 그 근원은 어디인지를 알아야 한다.
국제코칭연맹(ICF, 1995)은 한때 코칭의 철학을 Creative(창의적)하고 Resourceful(해답을 내부에 가지고 있는)하고 Holistic(온전한)한 존재라고 했다. 한국코치협회(2003)도 코칭의 철학을 ‘모든 사람은 창의적(Creative)이고, 완전성을 추구하고자 하는 욕구가 있으며(Holistic), 누구나 내면에 자신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자원을 가지고 있다(Resourceful).’고 밝히고 있다. 또한 ‘마법의 코칭(2004)’의 저자인 에노모토 히데다케는 코칭의 철학을 ‘모든 사람은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으며, 그 사람에게 필요한 해답은 그 사람 내부에 있고 그 해답을 끌어내기 위해서는 파트너가 필요하다’라고 주장한다. 또한 코액티브 코칭으로 유명한 세계 최대의 코칭회사 중 하나인 미국 CTI(1992)는 코칭의 철학을 4가지로 소개하고 있다. 첫째는 사람을 Creative하고 Resourceful하고 Whole(Holistic)한 존재로 보는 것이다. 둘째는 전인적인 사람(who)에 초점을 맞춘다는 것이다. 셋째는 변혁적 변화(Transformational change)에 초점을 맞추며 넷째는 그 순간에 춤을 춘다(Dancing in the moment)는 개념이다 (https://coactive.com/about/our-story/#history, 코액티브코칭(2016)).
이렇듯 누가?, 어느 단체가 주장하는 코칭의 철학인가에 따라 다양한 코칭의 철학이 존재한다. 그런데 몇 년 전부터 국제코칭연맹(ICF)은 홈페이지에서 코칭의 철학을 내렸다. 공식적인 루트를 통해 ICF관계자에게 들은 바로는 미국인들이나 유럽인들은 우리 동양인들만큼 코칭의 철학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고 대신 코칭역량을 훨씬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한다. 그리고 ICF는 개개인이 생각하는 코칭의 철학을 존중한다고 한다. 더불어 가장 중요한 이유로 꼽을 수 있는 것은 ICF가 특정 코칭회사를 두둔하고 있다고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몇 년 전 나는 우리나라의 초기 코칭의 대가들 25명을 90분씩 인터뷰를 한 적이 있다. 그때 인터뷰 질문 중 ‘코칭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대부분의 코치들이 ‘코칭의 철학’이라고 대답했다. 이로 미루어 보건데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양인들은 철학, 즉 근본(Essence)을 중요시 하고 서양인들은 실용성(Practicality)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여기서 코칭의 철학이란 어떤 의미일까? 다양한 코칭의 철학을 통해 살펴본 것과 같이 코칭의 철학이란, 인간을 어떤 존재로 볼 것인가? 하는 인간에 대한 관점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렇다면 이런 코칭의 철학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 그 근원은 어디일까? 이를 추적하자면 르네상스 시대와 소크라테스까지 이르겠지만,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 사람들은 인본주의 심리학자들이다. 초기 인본주의 심리학자들 중 프리츠 펄스, 칼 로저스, 아브라함 매슬로우 등이 함께 생활하며 인본주의적 인간관을 사회 전반에 실현시키기 위해 공동으로 노력했던 곳이 에살렌 연구소다(코칭의 역사, 2012). 이곳 에살렌 연구소의 대표인 고든 휠러는 인간에 관한 4번의 관점 변화를 이야기 한다.
첫 번째가 1859년 종의 기원을 발표한 찰스 다윈에 의해서다. 그 이전의 인간은 신의 자녀들이었다. 하지만 종의 기원의 발표로 인간은 한낱 동물과 같은 생물학적 진화의 산물로 보게 된다. 그러다 또 한 번의 인간관의 변화는 1899년 프로이트의 꿈의 해석발표 이후다. 인간은 의식보다는 무의식에 의해 지배받는 존재이며 자아란, 초자아와 이드 사이의 중재자 역할인 심부름꾼 정도로 보는 관점이다. 그리고 세 번째의 변화는 1913년 존 B. 왓슨이 자신의 논문에서 행동주의를 정의하면서부터다. 행동주의는 인간을 자극과 반응, 처벌과 보상으로 어떤 행동도 조형할 수 있는 자극과 환경의 산물로 본다. 그리고 마지막 4번째 변화는 1900년대 초반 막스 베르트하이머, 볼프강 쾰러, 쿠르트 코프카등을 중심으로 한 게슈탈트 심리학의 출현이다. 이들이 보는 인간은 기계가 아닌 능동적 행위를 하는 정신적 존재다(게슈탈트 심리치료 2판, 2015).
이들 게슈탈트 심리학에서 이야기하는 게슈탈트(Gestalt)는 부분이 모여서 된 전체가 아니라, 완전한 구조와 전체성을 지닌 통합된 전체로서의 형상과 상태를 가리킨다. 이는 코칭의 철학 중 Holistic의 개념과 같다. 즉, 인간을 볼 때 통합된, 일체의, 온전한 존재로 본다는 것이다. 에살렌에서 칼 로저스, 아브라함 매슬로우 등과 함께 활동했던 프리츠 펄스는 게슈탈트 심리학의 창시자인 막스 베르트하이머 등의 영향을 받아 게슈탈트 심리치료를 개발했다.
1900년대를 전후하여 인본주의 심리학자들이 대거 탄생한다. 1893년 프리츠 펄스, 1897년 고든 올포트, 1900년 에리히 프롬, 1902년 칼 로저스, 1905년 빅터 프랭클, 1908년에 아브라함 매슬로우가 탄생한다. 이들은 심리학의 제4세력 중 제3세력을 대표하는 인본주의 심리학자들로 활동하며 인간을 자신들이 가진 잠재력과 창의성을 실현하고 표현하는 존재로 본다. 특히 프리츠 펄스는 건강한 성격의 사람을 ‘지금 여기의 사람’으로 부르며 자신의 잠재력을 깨닫는 사람이라고 한다. 에리히 프롬과 칼 로저스, 빅터 프랭클, 아브라함 매슬로우는 인간의 ‘창조성’을 강조 한다(성장심리학, 2007). 또한 아브라함 매슬로우는 “너는 너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충분한 능력이 있고 나는 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모든 사람들은 지적이고 자신의 문제에 대한 자신의 해결책을 찾을 수 있는 자신만의 자원을 가지고 있다(Ventegodt 외, 2003).”고 주장한다. 이상의 논의를 살펴 보건데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사람은 창의적이고 자신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자원을 가지고 있으며, 온전한 존재’라고 하는 코칭의 철학은 인본주의 심리학자들의 주장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출처
김정규 (2015). “게슈탈트 심리치료”. 서울: 학지사.
비키 브록 (2015). “코칭의 역사”. 김경화 외 역. 서울: 코쿱북스.
에노모토 히데다케 (2004). “마법의 코칭.” 황소연 역. 서울: 새로운 제안.
이혜성 (2007). “성장심리학”, 서울: Ewha Womans University Press.
Kimsey-House, H., P. Sandahl and L. Whitworth (2016). “코액티브 코칭.” 김영순․
임광수 역. 서울: 김영사.
Ventegodt, S., J. Merrick and N. J. Andersen (2003). “Quality of life theory III.
Maslow revisited.” The scientific world journal 3: 1050-10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