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배 나왔어!?” – 반응의 중요성
최현정 코치(KSC, PCC)
㈜ 위코칭 이사
국제코치훈련원 파트너코치
저서 “사례로 익히는 실전코칭”
공학석사, 사회복지사, 산림교육전문가
간과하고 싶던 곡선을 거울에서 보며 외쳤다. “어, 나 배 나왔어!”
남편이 덤덤하게 말했다. “뭘 새삼스럽게. 너 배 나왔어.”
흠…, 알고 있었다고 인정하는데 왠지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렇게 먹는데 안 나오냐.”
어라? 팩트인데 기분이 나쁘다. 분위기를 감지한 남편이 뒤늦게 수습한다.
“아, 그래도 예뻐.”
‘흥! 이미 늦었단 말이다…’
일곱 가지 반응, 일곱 가지 결과
“나 배 나왔어”라는 말에 어떤 반응이 가능했을까, 생각해 보았다.
① “너, 배 나왔어.” (인정/단정)
팩트를 확인해 주지만, 별다른 가치를 더하지 못한다. 때로는 반감을 일으킨다.
② “배 나왔어?” (반영하는 질문)
관심과 지지를 표현하면서 상대가 스스로 성찰할 공간을 만든다.
③ “아이고, 저런….” (공감)
따뜻한 도움을 줄 수 있지만, 비교적 덜 심각한 문제일 경우 과한 공감은 더 심각하게 느끼게 만들 위험이 있다.
④ “그래서?” (표현 지원 또는 무관심)
더 말하라는 뜻일 수도 있지만, 무심함으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크다.
⑤ “너, 배 안 나왔어.” (부정과 축소)
안심하고 기분이 나아질 수도 있고, 문제를 간과하거나 반대로 더 강하게 확정하며 상대의 말을 믿지 않게 될 수도 있다.
⑥ “내 배는 더 나왔어.” (자기 이야기)
위로의 효과가 있을 수도 있지만, 대화의 초점이 원 화자로부터 옮겨진다.
⑦ “그렇게 먹는데 안 나오냐?” (분석/평가)
원 화자의 자율성을 해치고 반발을 일으킨다.
반영하는 질문은 쉽고 간단하지만, 놀라운 힘이 있다. 특히 공감하기 애매한 상황에서는 아주 효과적으로 쓸 수 있다. 만약 남편이 “배 나왔어?”라고 물었다면 나는 아마 관심과 지지를 느끼며 자연스럽게 문제에 대한 책임감을 갖고 성찰하게 되었을 것이다. “응, 요즘 아무래도 너무 먹었어. 나이 드니까 먹는 대로 쌓이네. 운동 부족도 큰 것 같고…, 좀 조절해야겠어.” 하고.
그러나, 같은 반응이라도 고객의 상황과 감정에 따라 효과와 영향이 달라진다.
감정적으로 많이 힘든 일이라면 대개는 공감이 우선적으로 도움 될 것이다.
반대로 “오, 나 살 빠졌어!”와 같이 긍정적인 말이었다면? “너 살 빠졌어”(인정), “너 살 빠졌어?”(반영), “와, 그랬구나!”(공감)도 기분 좋게 들렸을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나도 살 빠졌어”(자기 이야기) 같은 말은 별로이다.
코칭은 고객이 스스로 책임감을 갖고 성찰하며 행동하도록 돕는 과정이다.
고객 또는 삶 가운데 나와 대화를 나누는 상대가 문제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며 에너지를 얻어 성찰하고 자신 그 이상의 답을 찾아 나아갈 수 있도록 최적의 반응을 코칭력의 기반 위에서 표현하기를 원한다. 이를 위해 고객의 상황과 감정을 섬세하게 느끼고 그 순간에 맞는 적절한 반응을 하며 물길을 만드는 것이 나의 미션이다. 말에는 서툴고 말에 영향받는 데는 예민한 나는 오늘도 반응을 궁리하며 반응 훈련을 업데이트해 본다.
성찰 질문
1. 내가 누군가에게 “나, 배 나왔어”와 같이 스스로에 대한 부정적인 말을 했을 때, 상대방이 어떤 반응을 보이면 가장 에너지 높여 성찰하는 데 도움이 될까요?
2. 상대에게 좋은 영향과 효과가 있었던 나의 반응은 어떤 반응들이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