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변화할 수 있는가?
양은선 코치 (ISC, PCC, KPC)
현) 작은숲세움상담코칭 대표
현) 국제코치훈련원 전문트레이너
현) ICF 국제인증시험 평가교수
전) PTSA 미주장로회신학대학교
코칭학과 객원교수
코칭은 패턴깨기(breaking pattern)라고 할 수 있다. 평온한 삶에 변화를 원한다는 것은 고요한 연못에 돌을 던지는 것과 같다. 그리고 그 돌이 일으키는 파장을 계속 유지시키는 것이다. 변화를 원하는 사람들은 많이 있다. 하지만 실제 변화를 시도하는 사람은 적고, 그 가운데 변화를 지속하는 사람은 드물다. 사람들은 왜 변화를 원하면서도 변화를 하지 못하는가? 또한 변화를 시도하면서도 왜 그 변화를 지속하지 못하는가? 오랜 시간 동안 자신에게 익숙해져서 마치 자신의 일부가 되어버린 듯한 패턴을 깨는 것이 그만큼 어렵기 때문이다.
패턴을 깬다는 것은 때로 나의 일부를 변형시키거나 심지어 버려야 하는 일이 될 수 있다. 그리고 비좁은 나의 공간에 낯선 것을 받아들여야 하는 일이 될 수도 있다. 그 과정이 참 쉽지 않다. 코칭을 받는 순간에 고객은 분명 변화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도 자신감도 있었다. 그러나 실제 삶은 변화를 방해하는 환경도, 무엇보다 자기 자신의 항상성을 벗어나기가 어려운 경험을 코치인 나 자신도 많이 경험하게 된다. 항상성(Homeostasis)이란 생물이 최적 조건에서 벗어나는 변화를 최소화하고 안정된 상태를 유지하려는 경향을 설명한다. 즉 변화에 대한 자연적인, 흔히 무의식적 저항을 말하는 것이다. 자신의 오래된 신념과 사람들과의 관계 맺기 방식을 바꾼다는 것은 자신과 싸움이다. 이 싸움이 부담되고, 어렵게 여겨지면 고객은 과거로 회귀할 가능성이 커지게 되는 것이다.
패턴을 깨고 변화를 어렵게 하는 요인에는 내면의 항상성 뿐 아니라 외부의 장애요소도 큰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코칭을 진행하는 동안 목표를 방해하는 장애요소가 무엇인지, 그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지를 미리 생각해보고 대안을 찾아보는 시간을 가진다.
고객이 코칭 이후에 만나게 될 장애요소를 ‘역경(adversity)’ 라고 본다면 다음의 역경지수가 많은 통찰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사람의 능력을 과학적으로 측정하는 방법이 많이 소개되었다. 지적 능력을 평가하는 지능지수(IQ), 감정과 느낌을 통제, 조절할 줄 아는 감성지수(EQ), 도덕성지수(MQ), 사회성지수(SQ), 그리고 영성지수(SQ) 등 다양하다. 역경지수(AQ: Adversity Quotient)는 수많은 역경에도 굴복하지 않고 끝까지 도전해 목표를 성취하는 능력을 의미하는 것으로 그러한 능력을 IQ처럼 지수화 한 것이다. 역경지수는 역경을 만났을 때 반응하고 대처하는 사람들을 세 그룹으로 나눈다.
• Quitter(퀴터) - 어려움이 닥쳤을 때 포기하는 사람
• Camper(캠퍼) – 어려움이 닥쳤을 때 안주하는 사람
• Climber(클라이머) - 어려움이 닥쳤을 때 극복하는 사람
AQ(Adversity Quotient)는 IQ(지능지수)나 EQ(감성지수)보다 AQ(역경지수)가 높은 사람이 성공하는 시대가 될 것이란 이론으로써 영국의 커뮤니케이션 이론가 폴 스톨츠(Paul G. Stoltz)가 처음으로 주장한 이론이다. 스톨츠는 역경을 맞이했을 때 인간의 대처방식을 등산가로 비유하며 설명한다. 첫째 포기하는 자(quitter)는 타협하는 삶을 산다. 그들은 부정적인 사건들로 인해 쉽게 절망하고 목표를 포기한다. 장벽을 극복하기 위한 시도들을 빠르게 중단하고 문제해결 의지가 약하다. 둘째, 안주하는 자(camper)는 어느 정도까지 싸울 준비가 되어 있지만 집요하게 노력하지 않는다. 그들은 편안한 삶을 선호하고 부정적인 경험을 마주하는 것을 두려워한다. 마지막으로 극복하는 자(climber)는 성취자를 의미한다. 그들은 스스로 동기부여가 되고 그들의 노력에 일관성이 있다. 직면한 어려움에 상관없이 결코 희망을 잃지 않는다. 첫 번째 그룹인 ‘포기하는 자’는 전체의 17% 정도이고, 두 번째 ‘안주하는 자’는 대부분인 80%를 차지한다고 한다. 어려움이 닥쳤을 때 극복하는 사람, 목표로 한 산을 끝까지 올라가는 사람은 나머지 3% 정도이다.
아마도 나를 포함하여 이 글을 읽은 많은 사람은 안주하는 80%에 해당이 되지 않을까. 목표를 세우기도 하고, 목표를 위한 변화를 시도하기는 하지만 집요한 의지가 부족하고, 닥쳐오는 어려움이 있다면 그냥 안주해 버리는 일상을 살고 있지는 않은가. 물론 3%의 클라이머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다시 일어서는 우리이기를 바라지만 말이다.
언젠가 어느 코치님께서 우스갯소리로 하신 말씀이 기억이 난다. ‘코치 자신의 허리 사이즈 1인치를 줄이지 못하면서 고객의 변화를 위해 코칭 할 수 있는가?’라는 것이었다. 사실은 이 짧은 말씀이 내 마음속에는 깊이 와 닿았다. 나는 과연 나를 변화시키고 있는 코치인가? 나의 변화를 위해 집요하게 노력하는 사람인가? 나의 패턴을 깨려고 진지하게 고민하는 사람인가? 나는 말과 삶이 다른 모습을 참으로 싫어한다. 그런데 나는 코치로서 과연 말과 삶을 일치시키는 사람인가? 좋은 코치가 된다는 것은 한순간에 일어나는 마법이 아니라 길고 끊임없는 여정이라는 것을 알기에 오늘도 나는 좋은 코치가 되고 싶다. 그리고 나의 패턴을 깨고, 내 앞의 역경을 딛고 걸어가는 코치가 되기를 소망한다.
<성찰질문>
1. 내가 깨뜨려야 할 나의 패턴은 무엇인가?
2. 역경지수(AQ)에서 내가 있는 자리는 어디인가? 클라이머(climber)가 되기 위해 나에게 어떤 노력이 필요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