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치의 질문과 고객의 의식의 흐름
황현호
국제코치훈련원 원장
ICF 코리아챕터 회장
한국부부행복코칭센터 소장
코칭에서의 주도권은 누구에게 있는가? 두말할 것도 없이 고객에게 있다. 코치는 무엇으로 코칭대화의 주도권이 고객에게 있다는 것을 알게 하는가? 그것은 코치가 사용하는 언어다. 코치가 사용하는 언어와 코치의 질문은 코치 자신의 철학과 전제를 반영한다. 그래서 우리가 코칭에서 사용하는 언어는 존중하는 언어여야 한다. 또한, 단정적인 언어보다는 중립적인 언어여야 한다. 판단하는 언어보다는 관찰하는 언어여야 한다. 질문도 코치가 즐겨하는 질문이 아니라 고객이 이야기하고 싶어 하는 내용을 토대로 질문을 해야 한다.
예를 들어 보자. “제가 그냥 고객님이라고 불러도 되겠죠?”, “훌륭한 아이디어네요.”, “시간이 거의 되어 가는데, 여기서 코칭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등의 언어사용은 마치 이 세션의 주인이 코치 자신인 것 같은 인상을 준다. 그렇다면 고객 중심의 마인드셋으로 이 언어와 질문에 변화를 준다면 어떻게 될까? “코칭을 진행하는 동안에 제가 어떻게 불러드리면 편하시겠어요?”, “주제와 관련하여 더 나누고 싶은 이야기나 질문이 있나요?”, “그렇다면 오늘 대화는 여기서 마쳐도 될까요?” 하고 고객의 의견을 묻고 존중한다. 또한 ‘훌륭하다.’, ‘좋다’, ‘대단합니다.’ 등의 판단적인 언어는 고객을 본의 아니게 코치에게 길들이게 한다. 즉, “이런 아이디어를 말해도 코치가 ‘좋다’, ‘훌륭하다’라고 말해줄까?” 하는 불필요한 생각을 하게 되어 고객이 어떤 아이디어라도 자유롭게 표현할 가능성을 막게 한다. 물론 코치가 이런 용어를 사용하는 선한 의도는 있다. 고객을 인정하고 칭찬해주기 위함이다. 하지만 ‘훌륭하다’, ‘좋다’라는 말의 내용이 코치의 가치에 의존하게 만든다. 이런 말 대신에 관찰언어를 사용해 보자. “그런 아이디어를 생각해 내셨군요. 축하합니다.”, “그런 생각도 할 수 있겠네요.”, “그런 생각을 떠올리셨군요.” 정도면 충분하다.
코칭주제에 대해 합의하고 세션의 목표를 확인한 이후 코치가 하는 첫 질문이 고객의 의식의 흐름을 주도한다. 코치가 어떤 질문을 먼저 하느냐에 따라 고객은 그에 해당하는 대답을 하기 때문에 코칭대화의 흐름이나 고객의 의식의 흐름은 코치가 주도하는 형국이 된다. 현재 상태에 대해 질문을 하거나 그 목표가 갖는 의미에 대해 질문을 하거나 아니면 고객이 원하는 목표가 이루어졌다고 상상해보게 하거나 어떤 질문을 하든 코치의 질문에 의해 고객의 생각은 고정되게 되고 대화의 흐름은 코치가 주도하는 형국이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고객이 이야기하고 싶어 하는 것을 중심으로 대화를 진행하려면 코치가 어떻게 해야 할까? 그것은 주제가 합의되고 그 주제에 따른 세션의 목표가 합의된 이후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해주는 것이다. “그 목표를 이루는 데 있어서 고객님이 중요하게 생각하거나 의미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이 질문은 “그 목표는 고객님께 어떤 의미가 있나요?”라고 흔히 하는 질문과는 엄밀히 다른 질문이다. 더불어 “그 목표를 이루는 데 있어서 우리가 대화 중에 반드시 다뤄야 하거나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등의 질문을 통해 고객이 세션에서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이야기 나눠야 할 주요 컨턴츠가 고객에게서 나오도록 해야 한다.
이와 같은 2가지 정도가 명확해지고 나면 코칭대화는 자연스럽게 거기에 초점을 맞춰서 흘러가게 되고 이렇게 했을 때 고객이 주도하는 대화가 된다. 코치는 고객이 세션의 목표를 이루는 데 의미 있다고 했던 것과 반드시 다뤘으면 하는 것을 상기시키면서 대화를 진행해 갈 수가 있다. “고객님, 세션의 목표를 달성하는 데 의미 있거나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뭐뭐라고 말씀하셨는데 거기에 대해 좀 더 들려주시겠어요?” 이렇게 했을 때 코치의 질문에 의해 고객의 의식의 흐름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이 나누고 싶어 하는 어젠다를 중심으로 더 깊이 있는 대화가 진행되게 된다. 이럴 때야말로 고객이 대화의 주도권을 갖고 있고 코치는 고객이 하고 싶어 하는 말을 따라가면서 깊이 있는 경청과 경청한 것을 토대로 질문을 해주면서 필요하다면 관찰한 것이나 올라오는 직관 등을 나누면서 대화를 진행한다면 이것이 바로 고객이 주도하는 대화가 되는 비결이다.
성찰질문
지금까지 코칭대화를 하면서 대화의 주제와 세션의 목표가 합의된 이후 첫 번째로 했던 질문이 어떤 질문이었는지 생각해 보세요.
코칭대화의 주도권이 고객에게 있다는 것을 알게 하기 위해 어떤 식의 언어사용을 해왔는지 성찰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