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의 맑음을 위하여
김향진 코치 (KPC, PCC)
국제코치훈련원 전문코치
TRAIN 코칭프로그램 FT
기관KAC인증심사위원
한국버츄프로젝트 FT
지난 주말부터 여름 장마가 시작되었다. 우리는 자연의 날씨를 원하는 대로 조정할 수도 없고 원하는 날씨를 만들어 낼 수도 없다. 장마가 길어지고 가뭄이 오랫동안 이어지더라도 인간의 힘으로는 한계가 있는 영역이다. 반면에 우리 내면에 있는 마음의 날씨는 마음만 먹으면 조절할 수 있고 순간적으로 바뀔 수도 있다. 마음이 지치고 무거워 바닥으로 가라앉을 때, 그리고 이러한 기분이 며칠간 지속되어 외로움과 우울함으로 연결된다면 마음에 장마가 시작됨을 알리는 징조로 볼 수 있을 것이다.
고온에 습도까지 높아서 후텁지근한 여름철 장마 속에서도 외부요인에 영향을 받지 않으면서 내 마음의 날씨를 맑음으로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그것은 무엇일까?
몇 해 전 여름장마가 한창 중이던 어느 날, 외출준비를 하면서 발코니 창 너머로 날씨를 살피니 어느덧 햇살이 비추고 있었다. 비가 말끔하게 그치고 눈부실 정도로 강한 햇살이 내리쬐고 있었다. 우산을 들고 나갈지 순간 갈등이 일어났다. 햇살이 내리쬐는 모습을 보니 비가 완전히 그친 것 같아서 우산을 안 들고 나가고 싶은 마음이 더 커졌다, 우산을 들고 가면 우산 자체가 짐이 될 뿐만 아니라 손에 들고 다니다가 지하철이나 어딘가에 두고 오지 않도록 잘 챙겨야 한다는 점이 신경 쓰이는 일이다. 하지만 장! 마! 철! 이라는 단어가 크게 확대되어 머릿속에 떠올랐다. 그래서 그냥 들고 나가기로 마음먹었다. 집 근처 지하철역으로 향하는 종종걸음 속에서 순간적으로 내 손에서 우산이 느껴졌다. 분명히 내가 들고나온 그 우산이다. 오른손에서 그 우산이 느껴지는 순간, 갑자기 내 마음이 편안함으로 가득 차올랐다. 그리고 이런 말이 온몸으로 퍼지듯 들려왔다.
”비야, 올 테면 와봐! 나한테는 우산이 있어!“
갑자기 자신감으로 허리가 꼿꼿하게 펴지면서 온몸 가득히 힘이 느껴졌다. 왠지 모를 당당함이 생겨났다. 작은 우산 하나가 손에 들렸을 뿐인데 갑작스레 비가와도 괜찮다는 여유로움과 당당함이 생긴 것이다. 거추장스러운 짐이 아니라 오히려 나에게 든든하고 의지가 되는 믿음직스러운 우산으로 다가왔다. 극적인 의미전환으로 힘 나는 순간이었다.
언제 만나게 될지 모를 장맛비를 대비하여 들고 나가는 우산처럼 우리의 매일 삶에서도 갑작스레 만나게 되는 어려움과 당황스러운 순간에 펼칠 수 있는 삶의 우산이 준비되어 있다면, 훨씬 안심되고 당당한 자신감으로 힘든 순간에 대응할 수 있을 것이다. 삶에서 만나게 되는 힘듦과 고통으로 느껴지는 순간을 완벽하게 막아낼 수는 없지만,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고, 강도를 낮출 수는 있을 것이다. 그리고 덜 힘들며 좀 더 가볍고 쉽게 이겨낼 수 있도록 돕는 믿음직스러운 역할을 해 줄 것이다. 장마철에 들고 나가면 나를 든든하게 지켜주는 우산처럼, 내 삶을 든든하게 해주고 마음을 맑음으로 유지해 줄 수 있는 ‘우산’을 마련 해두자. 내 마음의 맑음을 위해서 그리고 내 삶의 맑음을 위해서 말이다.
나에게 힘이 되는 언어로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고, 관심과 감사의 마음으로 상황을 마주하자. 오늘도 매 순간 최선을 다하여 온몸으로 경험하면서 용기 내고 있는 나, 그런 나 자신을 친절한 마음으로 대해주자, 그리고 나를 힘 나게 하는 말과 생각으로 내 마음을 맑게 유지하자.
성찰 질문
1. 나 스스로에게 힘이 되는 말 또는 생각은 무엇인가?
2. 의미 전환하여 나를 힘 나게 했던 경험이 있다면 무엇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