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긋난 인생 계획
이인경코치 (KPC)
IEUM 이사
국제코치훈련원 파트너코치
퍼실리테이터/커리어컨설턴트
기독교코칭센터 역량분과위원
공익코치/수원시청소년지도위원
경기도교육청 인성교육분과위원
(前) ㈜대웅제약 / 보건학석사
최근 몇 년간 나는 거대한 쓰나미가 지나간 듯한 경험을 했다. 규모와 강도가 너무 커서 인생 전체가 흔들릴 만큼의 혼란과 아픔이 몰려왔다.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잘못한 것이라곤 열심히 살아온 것뿐이었는데, 풀리지 않는 난제 앞에서 긴 시간을 씨름하며 해답을 찾고자 몸부림쳤다. 하지만 인생은 내가 원하지 않았던 길로 흘러가고 있었다.
어떻게든 추락하지 않으려 붙잡고 버텼지만 결국 "번아웃"이라는 벽에 부딪혔다. 내 의지와 상관없이 움켜쥔 손을 놓아야만 했다. 잘못되어도 한참 잘못된 것 같았고,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 속에서 답답함과 아픔을 안고 삶을 다시 돌아보기 시작했다.
그러나 뜻밖에도 번아웃은 선물이 되었다. 멈추지 못하던 내가 강제로 "멈춤"이라는 세계로 들어온 것이다. 처음에는 낯설고 두려웠지만, 멈추니 보였다. 나는 누구인지, 무엇을 원하는지, 왜 이렇게 힘들었는지… 끝없는 질문 속에서 때로는 분노했지만, 그 질문들이 오히려 내 존재를 다시 세우는 기회가 되었다.
오랜 시간 스스로와 씨름하는 과정에서 적지 않은 대가를 치렀지만, 동시에 값진 선물도 얻었다. 그것은 바로 삶의 방향을 새롭게 발견한 것이다.
내 눈에는 "어긋난 인생 계획" 같았으나, 뒤돌아보니 그것은 더 큰 균형과 배움을 위한 과정이었다. 브레이크가 고장난 기차처럼 쉼없이 달려야 했던 나는 이제 "멈춤" 가운데 행복을 누리고, "느리게 사는 기쁨"을 배운다. 무엇을 이루었느냐 보다 존재 자체로 충분하다는 사실을 경험하게 된 것이다.
진정 가치 있는 것은 쉽게 얻어지지 않는다. 이제 나는 존재로 존재를 바라보는 통찰의 입구에 잠잠히 서 있다. 그리고 공자가 논어에서 인생의 성숙 과정을 표현하면서 사용했던 ― 30세 이립(而立), 40세 불혹(不惑), 50세 지천명(知天命), 60세 이순(耳順)이라는 용어가 지닌 의미가 미세한 울림으로 마음에 와 닿기 시작한다.
결국, 어긋난 인생 계획은 위장된 축복이었다.
성찰 질문
1. 지금 내 삶에서 '멈춤'을 통해 새롭게 보이는 것은 무엇입니까?
2. 내가 겪은 '어긋남'이 사실은 더 큰 균형을 위한 과정이었다면, 오늘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요?
3. 앞으로의 여정에서 '속도'가 아니라 '방향'을 점검하기 위해 시작할 수 있는 작은 실천은 무엇입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