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경청을 다루는 코칭관련 서적은 찾아보기 힘들까?”
정우석(PCC, KPC)
국제코치훈련원 파트너코치
서치펌, 골든에이지 이사
직업상담사 2급
코칭관련 서적 중에서, #질문을 키워드로 한 책은 많습니다.
- <코칭 퀘스천 : 코칭의 핵심은 질문이다>, <XX를 돌아보는 셀프코칭 질문>, <XX의 모든 질문>, <XX의 잠재력을 깨우는 XX의 질문 수업>, <XX을 위한 XX개의 질문>, <XX의 질문>, <XX를 찾는 셀프 진로코칭>, <XX의 질문 수업> 등등.
또, 요즘은 기업에서 #피드백 과 ‘1:1미팅’ 을 중요시하다 보니, 이를 키워드로 한 책들도 많이 출판되고 있습니다.
- <피드백, 이렇게 한다>, <XX보다 피드백>, <XX의 99%는 피드백이다>, <사람을 움직이는 피드백의 힘>, <일 잘하는 사람의 피드백 기술> 등등.
하지만, 저는 이번에 #경청을 키워드로 검색하면서 경청과 관련된 제목의 코칭관련 서적은 드물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조력 전문가를 위한 공감적 경청>, <Listen! 경청하라!>
코칭에서 질문, 경청, 피드백, 이 세 가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하면서도, 경청을 제목으로 다룬 책은 왜 상대적으로 적을까요?
개인적으로 스티븐 코비가 쓴 <소중한 것을 먼저 하라>에 소개된 일화를 잊을 수가 없습니다. 이 책 12장에서 코비 박사는 미국 동부의 한 대학에서 200명쯤 모인 MBA 학생들을 훈련한 사례를 소개했습니다. 그날의 사례는 가장 힘들고 민감한 주제, ‘낙태’ 였습니다. 그는 낙태 찬성론자와 반대론자를 한 명씩 강당 앞으로 불러내어, 효과적인 상호작용의 습관들을 사용하여 상호 토론할 것을 주문했습니다.
- 상호이익을 모색하라, 먼저 이해하려고 하라, 시너지를 활용하라 -
코비 : “두 사람은 승/승 해결책을 낼 때까지 기꺼이 의사소통을 하겠습니까?”
학생 : “난 어떻게 될지 모르겠습니다! 내 생각에는...”
코비 : “잠깐만요. 당신은 지지 않을 겁니다. 두 사람 다 이길 겁니다.”
학생 : “하지만 어떻게 그런 일이 가능하겠어요. 우리 둘 가운데 한 사람이 이기면, 다른 한 사람은 지는 것인데...”
코비 : “한번 해 보시겠습니까?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마십시오. 굴복하지 마십시오. 타협하지도 마십시오.”
학생 : “한번 해보죠.”
코비 : “좋습니다. 먼저 이해하려고 하십시오. 단, 당신들은 상대방이 만족할 정도로 상대방의 관점을 재진술하기 전에는 자신의 관점을 피력할 수 없습니다.”
두 학생은 대화를 시작하자, 곧 서로의 말을 자꾸 잘랐고, 지켜보던 코비 박사가 나섰습니다.
코비 : “잠깐! 상대방도 당신이 자신을 이해했다고 느끼는지 모르겠군요. 상대방이 당신의 말을 이해한 것 같습니까?”
학생 : “전혀 그렇지 않아요.”
코비 : “좋아요. 그럼 아직 자신의 관점을 피력해서는 안 됩니다.”
두 학생이 200명 되는 학생들 앞에서 얼마나 땀을 흘렸을지 상상이 되시나요? 두 학생은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서로 상대방의 말에 귀를 기울일 수 없었고, 말이 나오는 즉시 서로를 ‘판단’ 했습니다. 토론이 시작된 지 45분쯤 지나서야, 그들은 드디어 진정으로 상대방에게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습니다.
어떤 사람이 ‘낙태’라는 민감한 문제에 대해 마음을 열고 감정을 이입하며, 바닥에 깔린 상대의 욕구와 감정에 귀를 기울인다는 것, 그것은 두 학생에게는 아주 강렬한 체험이었을 것입니다. 그것을 지켜보던 청중들도 반쯤 눈물을 글썽거렸다고 합니다. 두 학생이 서로를 이해하기 시작하자 곧이어 시너지가 넘치는 아이디어들이 쏟아져 나왔고, 이어서 피임, 입양, 교육 등에 대한 수많은 대안을 제시했으며, 거기에서 새로운 통찰이 일어났습니다.
저는 우리 사회의 모든 분야에서 ‘경청’에 기반한, 코칭문화가 더욱 확산되어야 한다고 믿습니다. 그리고 그 시작은 가정에서, 그리고 학교에서부터 시작이 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지금의 대학입시 위주의 경쟁적인 교육환경에서는 우리는 ‘경청’을 가르칠 수도, 배울 수도 없습니다. 물론 학생들은 입시를 위해서 열심히 듣기는 하지만, 그러한 듣는 행위는 결코 ‘경청’이라 할 수 없습니다. 상대방의 마음 깊은 곳에 있는 생각, 감정, 욕구, 의도를 듣는 것이 아니라, 그저 입시 문제를 잘 풀기 위한 ‘사실’에만 포커싱된 ‘듣기’ 이기 때문입니다.
기성세대 또한, 경청을 제대로 배우지 못한 것은 요즘의 학생들과 다를 바 없습니다. 그 증거가 바로, 며칠 전 발생한 ‘비상계엄’ 사태라는 것을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것입니다. 대통령이 자신을 향한 쓴소리를 듣지 못하고, 상대편을 이해하려 하지 않으면서 누적되어 온 분노는 결국 폭발하여 누구도 예상치 못한 엄청난 사건을 몰고 왔습니다.
상대방을 깊이 있게 경청하지 못해서 발생하는 수많은 갈등은 경중의 차이만 있을 뿐, 정치뿐만 아니라, 직장, 가정, 학교, 종교 등 모든 분야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심지어 가장 경청을 잘 훈련하고 있다는 코칭 업계에서도 경청이 안 되어서 얼굴을 붉히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요?
다시 처음의 질문으로 돌아와서, 코칭의 가장 핵심역량인 질문, 경청, 피드백 중에서, 왜 질문하는 법, 피드백하는 법을 다루는 책은 많이 나오는데, ‘경청하는 법’을 다루는 책은 많이 나오지 않는지 궁금합니다. 우리 코치들은 강력한 ‘질문’을 통해서 고객의 알아차림을 불러일으키려고 안간힘을 쓰는 사이에, 고객이 진심으로 말하지 못한 것을 들으려고 하는 진심 어린 ‘경청’을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닌가요?
성찰 질문
1. “코칭대화에서 상대방의 말을 진심으로 경청하는 법을 훈련하기 위해서, 어떤 것에 가장 집중하고 있나요?”
2. “코칭대화가 아닌, 일상의 대화에서도 경청하기 위해서, 내려놓아야 하는 것은 무엇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