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에 대한 유전자 결정론을 넘어서
황현호 원장
국제코치훈련원 원장
한국부부행복코칭센터 원장
아주대학교경영대학원 겸임교수
광운대학교교육대학원 겸임교수
숭실사이버대학교 겸임교수
전, ICF코리아챕터 회장
코칭 전문가로서 나는 자신의 삶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킬 힘을 무의식적으로 포기한 고객들을 자주 만난다. 그 중에서도 가장 제한적인 믿음 중 하나는 행복이 유전자에 의해 미리 결정된다는 생각이다. 이는 개인적 성장을 마비시키고 변화에 대한 희망을 약화시키는 현대판 운명론이라고 할 수 있다.
행복의 유전자 결정론이 널리 받아들여지게 된 것은 1996년 미네소타 대학의 심리학자들이 진행한 영향력 있는 연구에서 비롯된다. 그들의 쌍둥이 연구는 "행복해지려고 노력하는 것은 키를 키우려고 노력하는 것만큼 부질없다"는 유명한 선언을 낳았다. 이 한 문장은 수십 년간 대중심리학을 통해 메아리치며, 우리의 정서적 웰빙이 본질적으로 출생 시에 고정된다는 내러티브를 만들어냈다.
하지만 코치로서 우리는 이러한 단순화된 해석에 도전해야 한다. 유전자가 우리의 성향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분명하지만, 우리 DNA와 실제 경험 사이의 관계는 이런 결정론적 관점이 제시하는 것보다 훨씬 더 미묘하고 희망적이다.
첫째, 우리는 종종 혼동되는 기본 개념을 명확히 해야 한다. 바로 유전율과 변화가능성의 차이다. 유전율은 집단 내 개인 간의 차이가 유전적 요인으로 얼마나 설명될 수 있는지를 측정하는 통계적 개념이다. 반면 변화가능성은 개인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변화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
이 구별을 설명하기 위해 인간의 키를 생각해보자. 키는 유전율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한국 여성의 평균 키는 지난 세기 동안 20.1센티미터 증가했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빠른 성장이다. 이러한 극적인 변화는 유전적 진화가 아니라 영양, 의료, 생활환경의 개선을 통해 일어났다.
마찬가지로 행복에도 유전적 요소가 있을 수 있지만, 성장과 긍정적 변화에 대한 우리의 능력은 여전히 놀랍도록 온전하게 남아있다.
둘째, 이민 연구에서 나온 설득력 있는 증거는 환경이 웰빙에 미치는 깊은 영향을 보여준다. 2018년 유엔 행복보고서는 이민자들의 행복 수준을 분석했고 놀라운 패턴을 발견했다. 이민자들의 웰빙은 그들의 출신국보다 새로운 정착국의 행복 수준과 더 밀접하게 일치했다.
이 발견은 행복이 유전적으로 미리 결정된다는 개념을 완전히 무너뜨린다. 만약 유전자가 운명이라면, 이민자들은 새로운 환경과 관계없이 그들의 "유전적 행복 설정값"을 가지고 다닐 것이다. 대신 우리는 행복이 사회적 조건, 문화적 맥락, 환경의 질에 역동적으로 반응한다는 명확한 증거를 본다.
셋째,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사건과 관계없이 우리가 불가피하게 기본 행복 수준으로 돌아간다는 인기 있는 개념인 '쾌락의 쳇바퀴'는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 미시간 주립대학의 리처드 루카스의 연구는 더 복잡한 현실을 보여준다.
사람들이 놀라운 회복력을 보이는 것은 사실이지만, 회복 과정은 자동적이지도 빠르지도 않다. 배우자와의 사별이나 심각한 장애와 같은 주요 상실을 경험한 개인들은 이전 행복 수준에 접근하기까지 종종 9년 이상이 필요하며, 완전히 회복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이 연구는 중요한 코칭 인사이트를 강조한다. 바로 여정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결국 변화된 상황에 적응한다고 해도, 그 여정의 질과 그 과정에서 개발하는 기술들이 우리의 전반적인 삶의 경험에 깊은 영향을 미친다.
넷째, 코칭 관점에서 가장 우려스러운 것은 유전자 결정론에 대한 믿음이 어떻게 자기실현적이 되는가이다. 연구에 따르면 행복이 유전적으로 결정된다고 강하게 믿는 개인들은 명상, 운동, 친절 베풀기와 같은 행복 증진 활동에 참여할 가능성이 현저히 낮다.
이는 악순환을 만든다. 변화할 수 없다고 믿으면 노력이 줄어들고, 이는 최소한의 결과를 만들어내며, 이것이 다시 원래의 믿음을 강화한다. 코치로서 우리는 이러한 패턴을 인식하고 중단시켜야 한다.
다양한 배경과 도전을 가진 고객들과 함께 작업한 경험을 통해, 필자는 무수한 깊은 긍정적 변화의 사례들을 목격했다. 자신의 상황, 가족력, 또는 인지된 한계에 갇혀있다고 느꼈던 사람들이 올바른 도구, 지원, 그리고 마음가짐을 제공받았을 때 놀라운 성장 능력을 발견했다.
핵심은 유전적 영향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끝점이 아닌 출발점으로 인식하는 데 있다. 우리의 유전자가 기본적 성향에 영향을 미칠 수는 있지만, 우리의 운명을 결정하지는 않는다. 피아니스트가 자신의 악기의 자연적 특성과 함께 작업하는 것처럼, 우리는 고유한 매개변수 안에서 아름다운 음악을 만드는 법을 배울 수 있다.
이러한 이해는 우리가 개인 개발에 접근하는 방식에 깊은 의미를 가진다.
비교가 아닌 성장에 집중한다: 다른 사람들의 행복 수준과 경쟁하기보다는, 이전의 자신보다 더 행복해지는 데 집중한다.
환경 설계를 수용한다: 환경이 웰빙에 현저히 영향을 미치므로, 의도적으로 지지적인 물리적, 사회적 환경을 만들어간다.
회복력 기술을 개발한다: 적응이 시간이 걸린다는 것을 이해하면서 적극적으로 대처 전략을 구축하며 자신에게 인내심을 가진다.
제한적 믿음에 도전한다: 고정된 특성에 대한 내러티브를 의문시하고 정서적 웰빙에 대한 성장 마인드셋을 수용한다.
진정한 임파워먼트는 우리가 출발점을 통제할 수는 없을지라도 우리의 방향에 대해서는 상당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는 데서 나온다. 행복은 우리가 이기거나 지는 유전적 복권이 아니라, 평생에 걸쳐 개발할 수 있는 기술 세트다.
코치로서 우리의 역할은 고객들이 유전자 결정론의 마비상태를 넘어 의도적 성장의 임파워먼트로 나아가도록 돕는 것이다. 우리는 그들이 유전자에도 불구하고가 아니라 자연적 성향과 지능적으로 파트너십을 이루며 진정으로 웰빙을 향상시키는 도구, 관점, 실천들을 개발하도록 안내한다.
과학은 명확하다. 행복은 우리의 유전적 운명이 아니다. 대신 그것은 우리의 타고난 성향, 환경, 그리고 의식적 선택 사이의 역동적 상호작용에서 나오는 지속적인 창조다. 이 관점은 개인차의 현실이나 일부 사람들이 직면하는 도전을 축소하지 않는다. 오히려 우리의 제약과 가능성을 모두 존중하며, 진정한 희망과 의미 있는 변화를 위한 공간을 만들어낸다.
성찰 질문:
1. 나는 행복에 대해 어떤 제한적 믿음을 가지고 있을까?
2. 지금보다 더 행복해지기 위해 오늘부터 시작할 수 있는 작은 변화는 무엇일까?
참고문헌: 굿 라이프(2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