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둥산과 내가 만난 코칭 여행
방송희 코치 (KSC, PCC)
국제코치훈련원 전문 코치
라이프 코치/갈등관리 전문 코치
한국코치협회 인증심사위원
장마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난 토요일, 정선의 민둥산을 다녀왔다.
초록의 억새로 가득한 초원, 돌리네(카르스트 지형의 둥근 연못)를 만나고 싶은 호기심 빵빵한 나와 비가 많이 오면 길이 미끄러울 텐데, 지금의 발목 상태로 걸을 수 있겠어? 민폐가 되면 안되잖아라고 점검하는 나는 팽팽하게 주거니 받거니 하며 결론을 내리지 못하였고, 나는 당일 아침 6시 30분 민둥산행 버스에 몸을 실었다. 촉촉한 초록과 구름 낀 하늘은 차분하고 여유롭고 신비롭기까지 했다. 내 안의 두 나는 안심하며 이곳을 충분히 즐기자고 화해를 했나 보다.
본격적으로 언덕을 오르고 저 너머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을 산속의 작은 연못을 만날 기대감은 쉬지 않고 미끄러운 계단을 오르고 내리게 했다. 커다란 언덕에 동그란 연못, 그 자체로도 너무 아름다웠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 연못 안에는 개구리들이 헤엄치고 있었다. 잠시 후 눈을 들어 능선을 보니 어느새 하얀 구름이 가득하여 1m 너머가 보이지 않았다. 불안감은 꼬리도 보이지 않고 평화로움, 신비로움이 나를 가득 채우고 있음을 느꼈다. 좁은 길을 따라 앞으로 나가며 ‘비가 와서 오히려 좋아, 이런 순간에 있을 수 있음에 감사해’라고 이야기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비탈진 진흙 길, 가파른 바위투성이 길을 만나면 점검하는 내가 나타나 초집중하며 엉금엉금 걸었다.
어느 순간 검은 구름이 점점 넓게 흩어지며 내 머리 위를 날아가는 것이 보였다. 뒤를 돌아보는 순간 숨이 멎을 듯한 풍경이 펼쳐지고 여기저기서 환호하는 소리가 터져 나왔다.
바로 앞의 산들의 윤곽과 산꼭대기에 걸쳐 있는 하얀 구름 더미들. 베일을 벗듯 점점 드러나는 초록 능선들. 그 자리에서 360도 뱅뱅 돌며 그 순간을 만났다. 그리고 뛰다시피 민둥산 정상으로 올라갔다. 정상이 선물할 기대감을 품고서. 역시나 상상할 수도 없던 풍광들이 또 펼쳐지고 있었다. 발밑은 진흙과 돌덩이로 가득하였다. 점검하는 나와 호기심의 나는 다투지 않고 서로서로 자기 역할을 민첩하고 조용히 하고 있었다.
폭풍 같았던 감동의 휘몰아침이 조용해지자 이 느낌은 코칭에서 느꼈던 것과 비슷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출발하기 전 서로 다투고 있었던 두 ‘나’는 민둥산행 버스를 타는 순간, 민둥산 여행에 집중하고 있었다. 빗속을 걸으며 만나는 계곡물, 산딸기, 엉겅퀴, 나리, 이름 모를 들꽃들, 그리고 오락가락하는 빗줄기와 바람을 그대로 만나고 즐겼다. ‘언제 이런 순간에 이곳에 있을 수 있겠어! 마음껏 즐기자!’라고 이야기하고 있었다.
앞이 안 보이고 바람에 우산이 날아가 비를 맞으며 걸어도 후회되거나 불안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때 맛보는 그 순간의 느낌에 집중하고 있었다. 신선한 자극을 천천히 느끼고 있었다. 어느 순간 내 눈앞에 나타난 산과 언덕은 그날 새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었다. 원래 그곳에 있었다. 그때 그 순간의 습도 채도 구름의 위치 그리고 나의 상태가 멋지게 느끼게 해준 것이다. Dancing in the moment!!!
기대감과 호기심, 그리고 불안감으로 시작하였으나, 결정하고 난 후 관찰과 집중, 그리고 발견, 그리고 함께 하는 분들에 대한 신뢰감으로 나와 민둥산이 하나가 되었던 여행, 민둥산과 내가 만난 멋진 코칭 여행이었다
성찰 질문
1. 두 마음이 거칠게 충돌하고 있을 때, 여러분은 어떻게 만나시나요?
2. 불안감을 잠재우는 나만의 노하우가 있다면, 그것은 무엇인가요?
3. 자신과 만나는 코칭 여행, 도전해보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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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이 여름에 여러분께 드리는 힐링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