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되지 않았지만 멈추지 않았다 – KSC 시험이 내게 남긴 것_유정민 코치 [2]

작성자: 최고관리자님    작성일시: 작성일2025-05-04 23:14:28    조회: 329회    댓글: 2

준비되지 않았지만 멈추지 않았다 KSC 시험이 내게 남긴 것

 

 

 

유정민코치(KPC)

별마음심리상담센터 소장

국제코치훈련원 전문위원 및 파트너코치

국제코치훈련원 FT

광운코칭심리연구소 선임연구원

경기대학교 교수학습개발센터 객원상담사/코치

 

 

 

 

 

사실, 떨어질 줄 알았습니다. 시험을 준비하는 동안 나에게는 명확히 보였습니다.

코칭 세션을 녹음해 들어볼 때마다 허술한 대목들이 있었고, 시간 흐름도, 질문도, 감정에 머무는 깊이도 아직은 불안정했습니다. 다른 이들은 1년씩 촘촘하게 준비했지만 제가 시험 준비를 제대로 한 건 채 한 달도 되지 않았으니까요.

 

그런데도 시험을 본 건, 내가 어디쯤 와 있는지 직접 마주하고 싶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자격증이 필요해서라기보다 나는 지금 어떤 코치로 존재하고 있는가?’ 그 질문에 답을 듣고 싶었던 것이 더 솔직한 이유였습니다. 상담과 코칭을 하면서 코치다움과 코칭다움을 유지하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습니다. KSC라는 자격으로 그것을 증명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결과는 불합격. 예상했던 일이었지만, 막상 점수표를 마주하자 묘한 감정들이 밀려왔습니다. 그 안엔 내가 고심해서 설계했던 코칭의 흐름도 조심스레 꺼낸 질문도 고객을 진심으로 만나고자 했던 내 마음도 단 몇 줄의 수치로 정리되어 있었습니다.

 

KSC 실기시험은 매우 구조적인 시험입니다. 하지만 그 안에 담긴 본질은 기술이나 절차보다 훨씬 더 인간적인 것이었습니다. 나의 시선, 나의 중심, 나의 존재감. 고객의 말에 어떤 감정으로 머무르고, 어떤 의도로 질문을 고르고, 무엇을 향해 고객과 함께 춤추고 있는지. 시험이라는 장면은 오히려 코치로서의 나자체를 정면으로 바라보게 했습니다.

 

돌이켜보면 저는 그날 붙는것보다 정직하게 서 있는것을 택했던 것 같습니다. 준비가 부족하다는 걸 알면서도 포기하지 않았던 이유는 도망치지 않는 내가 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실력은 아직 부족해도, 이 길을 진심으로 걸어가고 있다는 확신 하나만은 스스로에게 증명하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놓고 보면, 이 시험은 불합격이라는 결과보다 내가 어떤 자세로 이 길을 걷고 있는가를 점검하는 귀한 성찰의 시간이었습니다.

 

앞으로 나는 다시 준비할 것입니다. 다시 녹음하고, 연습하고 코칭다움과 코치다움을 더 체화하기 위해 다듬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제는 합격만을 목표로 하지는 않겠습니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고객 앞에서 중심을 잃지 않는 나, 질문 이전에 마음으로 연결되어 있는 나, 기술보다 존재로서 응답하는 나이기 때문입니다.

 

시험 하나쯤은 나를 흔들 수 있어도 내가 가고자 하는 길 자체를 흔들지는 못합니다. 나는 여전히, 코치로 살아가는 삶을 선택하고 있습니다.

 

성찰 질문

1. 나는 지금, 어떤 태도로 고객 앞에 서고 있나요?

2. 내 안의 불안과 조급함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요?

3. 코치로서 내가 진짜 붙들고 싶은 가치는 무엇인가요?

 

 

 

이 글이 KSC를 준비 중인 누군가에게 작은 위로와 조용한 응원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합격하지 않아도 우리는 여전히, 이 길을 진심으로 걷는 사람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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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작성자: 최고관리자님     작성일시:

잔잔한 감동으로 다가오는 글이네요~. 이미 수퍼바이저코치로서의 존재방식을 갖고 계시면서도 도전하시겠다는 말씀에서 많은 분들이 용기를 가질 것 같습니다. 저도 응원드립니다. 이미 훌륭한 코치로서의 마인드셋을 갖고 있습니다.

작성자: 홍진숙님     작성일시:

자신을 찾아가는 그여정을 나누어 주신 깊은 마음에 감사함이 넘칩니다!! 그 길을 가고 계신 코치님은 곧 다다르십니다!!앞선 누구보다 조금 늦을 뿐입니다. 코치다움과 코칭다움은 다양한 컬러로 채워지고 채워질 겁니다.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