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중받는 코치가 되는 작은 습관들
황현호 원장
국제코치훈련원 원장
한국부부행복코칭센터 원장
아주대학교경영대학원 겸임교수
광운대학교교육대학원 겸임교수
숭실사이버대학교 겸임교수
전, ICF코리아챕터 회장
왜 존중은 코칭의 핵심인가
코칭 현장에서 수년간 고객들을 만나며 나는 하나의 진실을 깨달았다. 코칭의 성공은 기법이나 이론보다 '존중'에서 시작된다는 것이다. 고객이 코치를 존중하지 않으면 아무리 훌륭한 질문도, 깊이 있는 통찰도 그들의 마음에 닿지 못한다. 반대로 코치가 고객을 진심으로 존중할 때, 그들은 비로소 마음을 열고 변화를 시작한다.
그렇다면 존중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많은 코치들이 거창한 자격증이나 화려한 경력으로 존중을 얻으려 한다. 하지만 진짜 존중은 일상의 작은 습관에서 비롯된다. 고객의 이름을 정확히 기억하는 것, 그들의 말을 끝까지 듣는 것, 약속한 시간을 지키는 것. 이런 사소해 보이는 행동들이 쌓여 신뢰를 만들고, 그 신뢰가 존중으로 이어진다.
코칭 현장에서 마주하는 존중의 문제
얼마 전 한 코칭 슈퍼비전 과정에서 있었던 일이다. 경력 오 년 차 코치가 고민을 토로했다. "저는 최선을 다해 코칭하는데 고객들이 제 말을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것 같아요. 무엇이 문제일까요?" 나는 그에게 물었다. "고객의 이름을 세션 중에 몇 번이나 부르시나요? 고객이 말할 때 당신은 무엇을 하고 계신가요?" 그는 잠시 말을 멈췄다. 자신이 고객의 이름을 거의 부르지 않았고, 고객이 말하는 동안 다음 질문을 준비하느라 제대로 듣지 못했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다.
이것이 많은 코치들이 직면하는 현실이다. 우리는 기법과 프로세스에 집중한 나머지, 관계의 기본인 존중을 놓치곤 한다. 하지만 코칭은 기술이 아니라 관계다. 그리고 관계는 작은 습관들로 만들어진다.
존중을 만드는 일곱 가지 작은 습관
최근 베그아웃 매거진에 실린 에이브리 화이트의 기사는 이러한 관점을 명확히 보여준다. 그는 오랜 관찰과 경험을 통해 사람들이 존중을 얻는 비결이 일상의 작은 습관에 있다고 강조한다. 이 일곱 가지 습관은 코칭 현장에 그대로 적용할 수 있다.
첫째, 이름을 기억하고 불러주기
고객의 이름을 정확히 기억하고 자주 부르는 것은 존중의 첫걸음이다. 이름은 단순한 호칭이 아니라 그 사람의 정체성이다. 코칭에서 "김 00님, 그 부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라고 이름을 부르며 질문하는 것과 "그 부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라고 묻는 것은 전혀 다른 느낌을 준다.
코칭에서 이름이 갖는 힘
한 고객이 이렇게 말했다. "코치님께서 제 이름을 부를 때마다 저는 제가 정말 중요한 사람이라는 느낌을 받아요." 이름을 부르는 행위는 "나는 당신을 기억하고 있고, 당신은 나에게 중요한 사람입니다"라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특히 첫 세션에서 고객의 이름을 정확히 기억하고 자주 사용하면, 그들은 당신을 신뢰할 수 있는 코치로 인식하게 된다.
둘째, 말하기보다 듣기
고대 철학자 에피크테토스( Epiktetos)는 "우리에게 귀가 두 개이고 입이 하나인 이유는 말하는 것보다 두 배로 듣기 위함이다"라고 말했다. 코칭에서 경청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하지만 진정한 경청은 단순히 침묵하며 듣는 것이 아니다.
경청은 코치의 가장 강력한 도구
진정한 경청은 상대의 말을 이해하려는 적극적인 노력이다. "제가 이해한 것이 맞는지 확인하고 싶은데요, 당신이 말씀하신 것은 이런 의미인가요?"라고 되묻는 것이 진짜 경청이다. 한 고객은 코칭 후 이렇게 피드백했다. "코치님은 제 말을 정말 들어주셨어요. 제 인생에서 처음으로 누군가가 제 말을 진심으로 들어준다고 느꼈습니다." 이것이 경청의 힘이다.
셋째, 조언 대신 질문하기
많은 코치들이 빠지는 함정이 있다. 고객이 문제를 이야기할 때 바로 해결책을 제시하려는 것이다. 하지만 코칭의 본질은 답을 주는 것이 아니라 고객이 스스로 답을 찾도록 돕는 것이다.
질문이 고객의 내면을 여는 열쇠
"고객님이 생각하는 가능한 대안은 무엇인가요?" "이 상황에서 고객님은 무엇을 시도해 볼 수 있을까요?" 이런 질문은 고객에게 자신의 역량을 믿게 만든다. 한 고객은 처음에 "저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라고 말했지만, 계속된 질문 끝에 스스로 해결책을 찾아냈다. 그리고 나에게 말했다. "코치님이 답을 주지 않으셔서 처음엔 답답했는데, 제가 직접 찾아낸 답이라 더 확신이 생겨요."
넷째, 비판 상황에서 침착함 유지하기
코칭 중에도 고객으로부터 비판을 받을 수 있다. "이 방법은 효과가 없는 것 같아요" "코치님 질문이 저에게 맞지 않는 것 같아요" 이럴 때 감정적으로 반응하지 않고 침착함을 유지하는 것이 전문성이다.
감정 조절은 코치의 전문성
깊게 숨을 들이쉬고, "그렇게 느끼셨군요. 어떤 부분이 맞지 않다고 느끼셨는지 더 말씀해 주시겠어요?"라고 반응하는 것이다. 이런 태도는 고객에게 안전함을 준다. 한 고객은 처음에 내 접근 방식에 회의적이었지만, 내가 그의 비판을 편안하게 받아들이자 마음을 열고 협력하기 시작했다.
다섯째, 고객의 공로를 인정하기
코칭에서 변화는 고객의 것이다. 아무리 훌륭한 질문을 했더라도, 실제로 변화를 만든 사람은 고객이다. "당신이 정말 잘하셨어요. 이 결과는 당신의 노력 덕분입니다"라고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작은 감사가 큰 존중을 낳는다.
여섯째, 약속을 지키기
"다음 주 월요일 오전 10시에 만나요"라고 약속했다면 반드시 지켜야 한다. 사소한 약속을 어기는 것은 신뢰를 무너뜨린다. 정시에 세션을 시작하고, 약속한 자료를 보내고, 고객과의 모든 약속을 이행하는 일관성이 존중의 기반이다.
일곱째, 모른다고 말할 용기
코치라고 해서 모든 것을 알 수는 없다. 고객이 특정 분야에 대해 물었을 때 모르는 것이 있다면 솔직하게 인정하는 것이 오히려 신뢰를 높인다. "그 부분은 제 전문 영역이 아니어서 정확히 말씀드리기 어렵네요. 하지만 함께 알아볼 수는 있습니다"라고 말하는 것이 진정성을 보여준다.
코칭 현장에 적용하는 실전 팁
습관 형성을 위한 단계별 접근
일곱 가지 습관을 한꺼번에 실천하려고 하면 부담스럽다. 가장 어려운 습관 하나를 선택해 일주일 동안 집중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예를 들어 당신이 경청에 어려움을 느낀다면, 이번 주는 모든 코칭 세션에서 고객의 말을 반영하며 듣는 연습에 집중하라. 반복을 통해 신경 회로가 강화되고, 자연스러운 습관이 된다.
고객과의 신뢰 구축 전략
코칭 초반부터 이 습관들을 의식적으로 실천하라. 특히 첫 세션에서 고객의 이름을 여러 번 부르고, 그들의 말을 진심으로 들으며, 조언보다 질문을 던지는 것에 집중하라. 이런 작은 행동들이 쌓여 고객은 "이 코치는 나를 진심으로 존중한다"고 느끼게 된다.
존중은 관계를 변화시킨다
존중은 단순한 예의가 아니라 관계의 본질이다. 코칭에서 존중이 있을 때 고객은 안전함을 느끼고, 그 안전함 속에서 진정한 변화가 일어난다. 작은 습관들이 모여 존중을 만들고, 그 존중이 고객의 삶을 변화시킨다.
당신이 오늘부터 이 일곱 가지 습관 중 하나만 실천해도 코칭은 달라질 것이다. 고객의 이름을 더 자주 부르고, 그들의 말을 더 깊이 들으며, 조언보다 질문을 먼저 던져 보라. 그 작은 변화가 당신을 존중받는 코치로 만들어 줄 것이다.
존중은 거창한 행동에서 오지 않는다. 일상의 작은 습관들이 쌓여 존중을 만든다. 이름을 기억하고, 경청하며, 질문하고, 침착함을 유지하며, 공로를 인정하고, 약속을 지키며, 모른다고 말할 용기를 내는 것. 이 일곱 가지 습관은 코칭 현장에서 고객과의 신뢰를 쌓고, 당신을 존중받는 코치로 만들어 줄 것이다. 오늘부터 하나씩 실천해 보라. 그 작은 변화가 당신의 코칭을 완전히 바꿀 것이다.
성찰 질문
1. 일곱 가지 습관 중 당신에게 가장 어려운 것은 무엇이며, 이를 일상에 적용하기 위해 어떤 작은 행동을 시작할 수 있나요?
2. 비판이나 갈등 상황에서 당신은 어떻게 반응하나요?
참고문헌
Avery White, "7 simple habits that immediately make people respect you more", VegOut Magazine, 2025년 11월 10일
https://vegoutmag.com/lifestyle/m-7-simple-habits-that-immediately-make-people-respect-you-mor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