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가 뇌를 살린다_황현호 원장

작성자: 최고관리자님    작성일시: 작성일2025-11-04 08:21:02    조회: 81회    댓글: 0

관계가 뇌를 살린다




황현호 원장

국제코치훈련원 원장

한국부부행복코칭센터 원장

아주대학교경영대학원 겸임교수

광운대학교교육대학원 겸임교수

숭실사이버대학교 겸임교수

전, ICF코리아챕터 회장




코칭에서 한 고객이 이렇게 말했다. "요즘 온라인 회의가 많아지면서 사람들과 많이 만나는데도 이상하게 외롭고 공허해요." 디지털 소통이 일상화된 시대, 우리는 연결되어 있지만 동시에 단절되어 있다. 코칭 현장에서도 비슷한 고민을 토로하는 고객들이 늘고 있다. 겉으로는 활발한 사회생활을 하지만 진정한 유대감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 새로운 만남을 시작하기가 두렵다는 사람들이 많다. 이러한 현상의 이유를 이해하려면 우리 뇌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사회적 연결을 위해 설계된 뇌

신경과학자 벤 라인은 최근 출간한 책에서 인간의 뇌가 사회적 연결을 위해 진화해 왔다고 설명한다. 우리 뇌는 연결을 보상하고 고립을 처벌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사람들과 교류할 때 옥시토신, 세로토닌, 도파민 같은 신경 화학물질이 분비되는데, 이는 우리가 관계를 통해 행복을 느끼도록 만드는 생물학적 메커니즘이다.


특히 옥시토신은 사랑의 호르몬으로 불리며 스트레스와 염증을 줄이고 상처 치유를 돕는다. 사랑하는 관계에 있는 사람들이 더 오래 사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세로토닌은 사회적 만남에서 얻는 긍정적 감정을 증폭시키고, 도파민은 더 많은 사회적 접촉을 원하도록 동기를 부여한다. 뇌는 연결을 느낄 때 기쁨을 주고, 고립되면 불안과 우울을 경험하게 만든다. 진화적으로 이러한 시스템은 우리의 생존과 번식에 필수적이었기 때문이다.


코칭 현장에서 만나는 고객들 중에는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았지만 정작 친밀한 관계가 부족해 공허함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한 고객은 승진 후 더 바빠지면서 친구들과의 만남이 줄었고, 점차 의욕이 떨어지고 무기력해졌다고 했다. 코칭 과정에서 그는 단순히 업무 스트레스 때문이 아니라 사회적 연결의 부족이 자신의 뇌 건강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깨달았다. 정기적으로 친구들과 만나고 동료들과 식사를 함께 하기 시작하자 활력이 되살아났다.



공감의 신경과학

우리 뇌가 사회적 연결을 만드는 또 다른 중요한 방법은 공감이다. 라인은 감정 전염과 얼굴 표정 모방이 공감을 형성하는 핵심 메커니즘이라고 설명한다. 우리는 상대의 얼굴 표정을 무의식적으로 따라 하면서 그들의 감정을 느끼고 이해한다. 누군가 미소 지으면 우리도 약간 더 행복해지고, 누군가 찡그리면 우리도 움찔하게 된다. 얼굴 근육은 단순히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넘어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데 도움을 준다.


이러한 이유로 문자 메시지나 이메일로 소통할 때 오해가 자주 발생한다. 얼굴 표정이 없으면 감정을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심지어 보톡스 시술처럼 얼굴 근육의 움직임이 제한되면 타인의 감정을 느끼고 공감하는 능력이 방해받을 수 있다. 뇌는 얼굴 표정뿐 아니라 목소리 톤, 신체 접촉, 몸짓 언어를 통해서도 감정 정보를 얻는다. 따라서 대면 소통이 화상 통화나 전화, 문자보다 관계 형성에 훨씬 효과적이다. 실제로 연구에 따르면 문자나 전화 같은 비대면 소통 후에는 대면 소통 후보다 더 외롭고 슬프고 덜 지지받는다고 느낀다.


코칭에서는 고객의 비언어적 신호를 읽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한 고객은 말로는 괜찮다고 했지만 목소리 톤과 표정에서 불안이 느껴졌다. 코칭 과정에서 이를 부드럽게 알아차리도록하자 그는 숨겨두었던 진짜 감정을 꺼내놓았다. 이처럼 대면 코칭은 고객의 감정을 깊이 이해하고 진정한 변화를 이끌어내는 데 큰 힘이 된다.


다행히 공감 능력은 훈련을 통해 향상될 수 있다. 명상이나 자비 훈련이 그 예다. 라인은 공감이 때로 타인의 고통을 느끼는 어려움을 수반하지만, 그것이 우리가 서로를 돕도록 만드는 동기가 된다고 강조한다. 공감이 없다면 우리는 무엇이 될까 하는 질문은 우리에게 관계의 본질을 되돌아보게 한다.



뇌가 만드는 사회적 두려움

뇌는 연결을 원하지만 동시에 우리를 고립시키기도 한다. 편도체는 위험을 감지하는 뇌 영역으로, 불확실한 상황, 특히 사회적 상황에서 활성화된다. 우리 부족이 아닌 사람들, 즉 예측하기 어려운 사람들 앞에서는 편안함을 느끼기 어렵다. 전전두엽 피질은 과거 경험을 바탕으로 미래를 예측하는데, 만약 뇌가 사회적 교류가 위험하거나 잘 안될 것이라고 판단하면 우리는 필요 이상으로 고립된다.


문제는 뇌가 사회적 상황을 예측하는 데 서툴다는 것이다. 라인이 소개한 여러 연구에 따르면 우리는 대화를 통해 얻을 즐거움을 과소평가하고, 거절당할 가능성을 과대평가한다. 칭찬이나 감사 표현이 가져올 긍정적 효과도 제대로 예측하지 못한다. 이러한 잘못된 예측이 우리를 불필요하게 관계로부터 멀어지게 만든다.


한 고객은 네트워킹 행사에 가는 것이 너무 두렵다고 했다. 거절당하거나 어색한 상황이 될까 봐 걱정했다. 코칭에서 우리는 이러한 두려움이 뇌의 자연스러운 반응이며 실제보다 과장된 것임을 확인했다. 작은 실험으로 가벼운 모임에 참석해보도록 격려했고, 예상과 달리 사람들이 친근하게 반응했으며 대화가 즐거웠다는 피드백을 받았다. 이처럼 작은 성공 경험은 뇌가 새로운 예측 패턴을 만들도록 돕는다.



코칭에서의 적용

코칭 전문가로서 우리는 고객들이 뇌의 작동 방식을 이해하고 더 건강한 사회적 삶을 설계하도록 도울 수 있다.


첫째, 의도적인 대면 교류를 만들도록 격려한다. 

가족, 친구와 정기적으로 얼굴을 보고 이야기하는 시간을 일정에 포함시키는 것이다. 표정, 톤, 몸짓을 통해 서로의 감정을 읽을 때 관계가 깊어진다. 코칭에서는 고객과 함께 주간 계획을 세울 때 사회적 시간을 명시적으로 배치한다. 이는 운동이나 수면만큼 중요한 건강 습관이다.


둘째, 공감 능력을 키우는 연습을 제안한다. 

명상이나 자비 훈련을 통해 의도적으로 공감을 연습할 수 있다. 대화할 때 상대가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 마음속으로 질문하면서 깊이 경청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코칭 세션에서 고객에게 최근 대화에서 상대방의 표정과 몸짓에서 어떤 감정을 느꼈는지 되돌아보게 한다.


셋째, 사회적 두려움을 인식하고 도전하도록 돕는다. 

새로운 대화를 시작하거나 속마음을 나누는 것이 불편한 것은 자연스럽다. 편도체와 전전두엽 피질이 위험을 예측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예측이 과장되었음을 이해하고 한 걸음 내딛도록 격려한다. 대부분의 경우 대화는 예상보다 즐겁고 거절도 드물다.


넷째, 디지털 소통과 대면 소통의 균형을 찾도록 안내한다. 

문자 메시지나 소셜미디어는 편리하지만 얼굴 표정 모방과 감정 교류를 어렵게 만든다. 가능하면 직접 만나거나 화상 통화를 활용해 표정과 목소리를 통해 감정을 나누도록 권한다.

라인은 분열이 뇌 건강의 적이라고 말한다. 사회적 연결을 우선순위로 삼고 장애물을 직면해야 한다. 라이프코칭은 바로 이러한 과정을 돕는 작업이다. 우리는 고객들이 자신의 뇌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이해하고, 뇌의 한계를 넘어 더 연결된 삶을 살도록 지원한다. 뇌는 우리가 그렇게 하기를 기다리고 있다.



성찰 질문

1. 최근 일주일간 의미 있는 대면 대화를 나누면서 상대방의 얼굴 표정과 감정을 얼마나 깊이 느꼈나요?

2. 새로운 사람을 만나거나 깊은 대화를 시작할 때 느끼는 두려움은 무엇인가요? 


참고문헌

Jill Suttie, "How Relationships Feed Your Brain," Greater Good Science Center (2025년 11월 3일)

https://greatergood.berkeley.edu/article/item/how_relationships_feed_your_brain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