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질문이 코칭의 성과를 결정한다
황현호 원장
국제코치훈련원 원장
한국부부행복코칭센터 원장
아주대학교경영대학원 겸임교수
광운대학교교육대학원 겸임교수
숭실사이버대학교 겸임교수
전, ICF코리아챕터 회장
"고객과의 코칭 세션에서 적절한 질문을 떠올리지 못해 곤란했던 경험이 있으신가요?" 코칭 교육과 훈련을 진행하면서 가장 많이 듣는 고민 중 하나다. 어떤 코치는 "경청을 하면서 동시에 다음 질문을 생각하다 보니 집중도 안 되고 코칭이 제자리를 맴돈다"고 토로한다. 또 다른 코치는 "질문을 하긴 하는데 고객이 깊이 있게 성찰하지 못하는 것 같다"며 답답함을 드러낸다.
경영학의 대가 피터 드러커는 "훌륭한 리더는 질문을 잘 한다"고 말했다. 코칭에서도 마찬가지다. 질문은 고객의 내면을 탐색하고, 새로운 관점을 발견하며, 행동 변화를 이끄는 강력한 도구다. 연구에 따르면 질문은 상대방으로 하여금 생각하게 만들고, 사고의 깊이와 폭을 확장시키며, 스스로 문제의 본질을 파악하고 해결책을 찾도록 돕는다. 실제로 코칭 현장에서 한 마디 질문으로 고객의 삶이 완전히 달라지는 경우를 종종 목격한다.
코칭 질문, 왜 어려운가
많은 코치들이 질문의 중요성은 알지만 실제로 활용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책을 읽고 다양한 질문 기법을 배워도 막상 코칭에서는 평소 습관대로 가르치고 조언하게 된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질문을 잘한다는 것은 단순히 질문 스킬을 구사하는 것이 아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고객을 바라보는 코치의 근본적인 인식과 태도다. 내 앞에 있는 고객이 잠재력을 가진 사람인지,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인지, 이미 해결의 실마리를 가지고 있는 사람인지에 대한 믿음이 선행되어야 한다. 코칭에서는 이를 '코칭 철학'이라고 표현한다.
흥미로운 점은 대부분의 코치들이 자신은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확신하지만, 정작 고객을 대할 때는 가르치려 들고 섣부른 조언을 일삼는다는 것이다. 코칭이 잘 되지 않을 때 코칭 철학부터 점검해야 하는 이유다. 사람에 대한 인식이 질문자의 태도로 표현되고, 이것이 질문의 질적 수준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효과적인 질문의 유형
코칭에서 활용할 수 있는 질문은 다양하다.
첫째, 개방형 질문은 고객이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자유롭게 표현하도록 돕는다. "성공은 고객님에게 어떤 의미인가요?"라는 질문은 단순한 예/아니오를 넘어 고객의 내면 세계를 탐색하게 한다.
둘째, 탐색형 질문은 특정 영역을 깊이 파고들어 근본적인 문제를 찾도록 돕는다. "고객님을 가로막고 있는 신념은 무엇인가요?"와 같은 질문이 여기에 해당한다.
셋째, 성찰형 질문은 과거 경험을 되돌아보며 새로운 통찰을 얻게 한다. "그 경험이 고객님의 생각과 감정에 어떤 영향을 미쳤나요?"라는 질문을 통해 고객은 자신의 패턴을 발견한다.
넷째, 가설형 질문은 미래 가능성을 탐색한다. "실패할 수 없다는 것을 안다면 무엇을 하겠어요?"라는 질문은 제약에서 벗어나 창의적 사고를 자극한다.
다섯째, 척도 질문은 감정이나 자신감 수준을 측정하는 도구다. "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자신감은 어느 정도인가요?"라고 물으면 현재 상태를 시각화할 수 있다.
질문을 통한 변화 촉진
코칭의 핵심은 고객이 스스로 해답을 찾도록 돕는 것이다. 한 코칭 사례를 살펴보자. 경력 전환을 고민하던 고객이 있었다. "실패가 두렵다"고 말하는 그에게 "만약 실패하지 않는다면 무엇을 시도하고 싶은가요?"라고 질문했다. 잠시 침묵 후 고객은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깨닫게 되었고, 작은 단계부터 실행에 옮기기 시작했다.
또 다른 고객은 대인관계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그 상황에서 당신은 어떤 강점을 발휘할 수 있나요?"라고 물었을 때, 고객은 자신이 가진 경청 능력을 재발견했다. 이처럼 질문은 고객이 이미 가지고 있던 자원을 끌어내는 강력한 도구가 된다.
강력한 질문을 위한 실천 전략
효과적인 질문을 위해서는 몇 가지 원칙이 필요하다.
첫째, 호기심과 진정성을 유지해야 한다. 특정 답변을 유도하려는 의도가 아닌, 진심 어린 궁금증에서 나오는 질문이어야 고객이 마음을 연다.
둘째, 적극적 경청이 기반이 되어야 한다. 고객의 말을 주의 깊게 들을 때 진짜 필요한 질문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셋째, 침묵을 효과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질문 후 침묵을 채우려 서두르지 말고 고객이 충분히 생각할 시간을 주어야 한다. 가장 통찰력 있는 답변은 종종 잠시 멈춘 후에 나온다.
넷째, 고객에게 권한을 부여하는 질문을 해야 한다. "이 도전을 극복하기 위해 어떤 조치를 취할 수 있나요?"와 같이 고객이 스스로 해결책을 찾도록 격려하는 질문이 효과적이다.
마지막으로 유도 질문은 피해야 한다. 코치의 생각을 암시하는 질문은 고객의 사고를 제한하고 자기 발견을 방해한다. 코칭 현장에서는 "고객님이 생각하는 해결책 이외에 다른 대안은 무엇인가요?"처럼 중립적이고 열린 질문이 더 많은 가능성을 탐색하게 한다.
결국 강력한 질문의 목표는 단순히 답을 얻는 것이 아니라 고객에게 생각을 끌어내고, 자기 발견을 자극하며, 스스로 학습하도록 격려하는 데 있다. 질문을 통해 코치는 고객이 최고의 자아로 나아갈 수 있도록 안내하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질문 하나로 삶이 바뀔 수 있다면, 질문을 잘하는 것이야말로 우리 코칭 현장에 뿌릴 가장 중요한 씨앗이 될 것이다.
성찰 질문
1. 나는 고객을 잠재력을 가진 존재로 진심으로 믿고 있는가?
2. 최근 코칭에서 고객에게 던진 질문 중 가장 강력했던 질문은 무엇이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