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칭 표준의 진화, 당신의 전문성은 안녕하신가요
황현호 원장
국제코치훈련원 원장
한국부부행복코칭센터 원장
아주대학교경영대학원 겸임교수
광운대학교교육대학원 겸임교수
숭실사이버대학교 겸임교수
전, ICF코리아챕터 회장
지난주 한 고객이 코칭룸에서 이런 질문을 던졌다. "코치님, 요즘 AI가 코칭도 한다던데, 제가 배운 코칭 기법들이 계속 유효할까요?" 순간 나는 멈칫했다. 십여 년간 라이프코치로서 쌓아온 전문성에 대한 자신감과 동시에,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내가 과연 최신 표준을 따라가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교차했다. 이는 비단 그 고객만의 질문이 아니다. 오늘날 모든 코칭 전문가가 마주한 현실이다.
국제코치연맹의 최근 보고서는 이러한 변화의 속도를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전 세계적으로 코치 자격증 보유자가 56,667명을 넘어섰고, 특히 상급 자격증인 PCC는 전년 대비 11% 증가했다. 단순히 숫자의 증가만이 아니다. 코칭 산업은 인공지능이라는 거대한 파도를 맞이하며 근본적인 전환을 겪고 있다. ICF는 이에 대응하여 4년간의 협력 끝에 AI 코칭 프레임워크를 발표했으며, 윤리 강령을 3년마다 재검토하여 시대에 맞게 업데이트하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이러한 변화가 오히려 인간 코치의 가치를 더욱 부각시킨다는 것이다. 코치의 85%가 고객으로부터 정신 건강 지원 요청을 받는다는 조사 결과는, 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인간의 깊은 연결과 공감은 대체될 수 없음을 보여준다. 한 고객은 직장에서의 번아웃으로 코칭을 찾았는데, 그가 필요로 했던 것은 정보나 조언이 아니라 자신의 이야기를 온전히 들어줄 누군가였다. 마음챙김과 자기 성찰을 통해 그는 자신만의 회복 전략을 찾아갔다.
그렇다면 라이프코치로서 우리는 어떻게 전문성을 유지하고 발전시킬 수 있을까.
첫째, 지속적인 학습에 투자해야 한다. ICF는 멘토 코칭과 코칭슈퍼비전 역량 모델을 새롭게 출시했다. 이는 코치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최고 윤리 기준을 준수하도록 돕는 체계적인 가이드다. 나 역시 최근 멘토 코칭을 받으며 나의 맹점을 발견하고 코칭 스킬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었다.
둘째, 커뮤니티와의 연결을 강화해야 한다. ICF의 새로운 온라인 플랫폼 'Engage'는 전 세계 코치들이 실시간으로 통찰을 공유하는 공간이다. 올해만 3,259건의 토론이 이루어졌다. 이러한 집단 지성은 개인의 학습을 가속화한다. 나는 이 플랫폼에서 다른 코치들의 AI 활용 사례를 접하며, 기술을 두려워하기보다는 코칭 경험을 향상시키는 도구로 활용하는 방법을 배웠다.
셋째, 자기 돌봄과 성찰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 웰빙의 미래를 다룬 연구에 따르면, 코치 자신의 웰빙이 고객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다. 자기 관리, 일, 환경, 기술, 관계, 개인적 의미라는 6가지 영역에서 균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매주 나는 코칭룸을 떠나 숲을 걷는다. 이 시간은 고객들의 이야기를 내면화하고, 나 자신을 돌보는 의식이다.
넷째, 윤리적 민감성을 높여야 한다. 최근 ICF 윤리 강령이 개정되었고, 윤리적 불만 사례의 65%가 부적절한 행위와 관련이 있다는 보고가 있다. 라이프코칭은 고객의 삶 전반을 다루기에 경계 설정이 더욱 중요하다. 한 고객이 개인적인 관계를 넘어선 요청을 했을 때, 나는 명확하게 코칭 계약의 범위를 재확인했다. 이는 고객을 보호하고 전문가로서의 신뢰를 유지하는 길이다.
다섯째, 측정 가능한 영향을 창출해야 한다. 조직 코칭 분야에서는 투자 수익률이 중요한 지표가 되고 있다. 라이프코칭도 마찬가지다. 고객이 코칭을 통해 구체적으로 무엇을 성취했는지, 삶의 만족도가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추적하는 것이 필요하다. 나는 고객들과 코칭 시작 시점과 종료 시점에 웰빙 지수를 함께 체크하며, 변화를 가시화한다.
코칭 산업의 급속한 성장과 표준의 진화는 도전이자 기회다. 전 세계 141개 지부에서 1,635개의 이벤트가 열리고, 2,600만 달러 이상의 프로 보노 코칭이 제공되는 현실은, 코칭이 단순한 직업을 넘어 사회 변화의 도구임을 증명한다. 우리가 전문성을 갈고닦는 것은 개인의 성공을 위해서만이 아니다. 그것은 코칭을 찾는 모든 이들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코칭이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드는 힘임을 입증하는 일이다.
당신의 코칭은 오늘도 진화하고 있는가. 변화하는 표준 속에서 당신만의 전문성을 어떻게 키워갈 것인가. 답은 멈추지 않는 배움과 성찰, 그리고 코칭의 본질인 인간에 대한 깊은 신뢰에 있다.
성찰 질문
1. 나는 최근 1년간 나의 코칭 역량을 향상시키기 위해 구체적으로 어떤 학습과 성찰을 해왔는가?
2. 급변하는 코칭 환경에서 나만의 차별화된 전문성은 무엇이며, 이를 어떻게 더 발전시킬 수 있을까?
참고문헌
ICF 2024 Annual Report: Empowering Change. Inspiring Futures.
https://coachingfederation.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