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되지 않은 순간의 도전이 진정한 성장을 만든다
황현호 원장
국제코치훈련원 원장
한국부부행복코칭센터 원장
아주대학교경영대학원 겸임교수
광운대학교교육대학원 겸임교수
숭실사이버대학교 겸임교수
전, ICF코리아챕터 회장
당신은 지금 어떤 기회 앞에서 망설이고 있는가? "아직 준비가 안 됐어", "좀 더 배우고 나서 해야지"라는 말을 스스로에게 하고 있지는 않은가? 라이프코칭 현장에서 만나는 많은 고객들이 이런 고민을 안고 있다. 새로운 직책, 창업, 커리어 전환, 중요한 프로젝트 앞에서 완벽한 준비를 기다리며 시간을 보낸다. 그런데 정말 완벽히 준비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최선일까?
최근 CIO 매거진과의 인터뷰에서 스머핏 웨스트록 그룹의 최고정보책임자 디안 슈와츠는 놀라운 통찰을 공유했다. 이십 년 넘게 다양한 산업에서 IT 조직을 이끌며 디지털 전환과 사이버보안을 총괄해온 그녀는 회복탄력성과 민첩성, 침착함으로 인정받는 리더다. 그녀가 전하는 메시지의 핵심은 바로 이것이다. 성장은 준비가 완료된 후가 아니라,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도전할 때 시작된다는 것이다.
완벽함을 기다리는 사람들의 딜레마
준비가 끝나면 도전하겠다는 함정
"자격증을 하나만 더 따면", "경험을 조금만 더 쌓으면", "영어를 좀 더 잘하게 되면" 그때 도전하겠다고 말하는 사람들을 자주 만난다. 코칭에서 한 고객은 관리자 승진 제안을 받았지만 망설이고 있었다. "아직 팀을 이끌어본 경험이 없어서요. 좀 더 배우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그런데 언제 완벽히 준비될 수 있을까? 실제로 리더십은 책으로 배울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팀을 이끌어보면서, 실수하고 배우면서 체득하는 것이다.
완벽주의는 종종 두려움의 다른 이름이다. 실패가 두렵고, 부족한 모습이 드러날까 두려워서 준비라는 이름으로 현재 위치에 머문다. 하지만 이런 태도는 성장의 기회를 스스로 차단하는 결과를 낳는다.
안전지대에 머무르는 대가
안전지대는 편안하지만 성장은 없다. 우리가 이미 잘하는 것만 계속하면 현상 유지는 가능하지만 발전은 일어나지 않는다. 디안 슈와츠는 자신이 준비되지 않은 역할에 도전했을 때 비로소 진짜 성장을 경험했다고 말한다. 불편함과 불확실성이야말로 배움의 신호이며, 성장의 출발점이다.
한 고객은 십 년간 같은 업무를 담당하면서 더 이상 배우는 것이 없다고 느꼈다. 새로운 부서로의 이동 기회가 왔지만 낯선 분야라는 이유로 거절하려 했다. 코칭 과정에서 우리는 함께 질문했다. "지금 이대로 또 십 년을 보낸다면 당신은 어떤 사람이 되어 있을까?" 그 질문이 변화의 계기가 됐다. 그는 결국 도전을 선택했고, 처음 육 개월은 힘들었지만 일 년 후에는 새로운 전문성을 갖춘 인재로 성장했다.
성장의 진짜 비밀, 불완전함 속으로 뛰어들기
슈와츠는 새로운 역할에 대한 독특한 관점을 제시한다. 그녀에 따르면 새 역할의 첫째 해는 배우는 기간이다. 모든 것이 낯설고 실수도 많지만, 바로 그 과정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한다. 둘째 해는 배운 것을 실행하는 기간이다. 첫해의 학습을 바탕으로 실제 성과를 내기 시작한다. 셋째 해는 개선의 기간으로, 이제 자신만의 방식으로 역할을 재정의하고 더 나은 결과를 만들어낸다.
이 공식의 핵심은 첫째 해에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것이다. 오히려 배우는 시기라는 것을 인정하고 적극적으로 질문하고 실수에서 배우는 태도가 중요하다. 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역할에서 처음부터 완벽하게 해내야 한다는 압박을 느낀다. 하지만 그런 기대는 비현실적이며, 오히려 성장을 방해한다.
학습-실행-개선의 3년 사이클
이 삼 년 사이클은 라이프코칭에서도 매우 유용한 프레임워크다. 고객이 새로운 도전 앞에서 주저할 때, 이 관점을 공유하면 심리적 부담이 크게 줄어든다. "첫 해는 배우는 시기예요. 실수해도 괜찮습니다. 모르는 것이 당연한 시기니까요"라고 말하면 고객들의 어깨가 내려가는 것을 볼 수 있다.
한 스타트업 창업자는 코칭 과정에서 이 개념을 적용했다. 창업 첫 해, 그는 모든 것을 완벽하게 해내려다 번아웃을 경험했다. 함께 대화하면서 그는 지금이 학습 기간임을 받아들였다. 실패한 마케팅 캠페인도, 잘못된 채용 결정도 배움의 기회로 재해석했다. 둘째 해가 되자 그는 첫 해의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훨씬 효율적으로 사업을 운영했다. 셋째 해에는 자신만의 경영 철학을 확립하고 팀을 성장시키는 리더가 되었다.
회복탄력성을 키우는 감사의 힘
슈와츠의 이야기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회복탄력성에 관한 것이다. 팬데믹 봉쇄 직전, 그녀의 코치가 물었다. "당신에게 최악의 상황은 무엇인가?" 그녀는 여행과 팀 만남이 불가능한 상황을 떠올렸다. 아이러니하게도 그 상황이 실제로 일어났다. 봉쇄가 시작되고 예상했던 최악이 현실이 됐을 때, 그녀는 어떻게 대응했을까?
그녀는 매일 감사한 것을 기록하기 시작했다. 남편이 사고를 당했을 때는 "병원이 가까워서 감사하다"고 썼다. 가족을 잃었을 때는 "함께한 시간에 감사하다"고 적었다. 언뜻 보면 너무 긍정적인 것처럼 들릴 수 있다. 하지만 감사는 부정적 감정을 무시하는 것이 아니다. 고통을 인정하면서도 그 속에서 의미와 가치를 찾는 능력이다.
일상적 실천이 만드는 변화
감사는 단순히 좋은 일이 있을 때만 하는 것이 아니다. 힘든 상황에서도 작은 것에 감사하는 연습은 우리의 관점을 바꾼다. 뇌과학 연구에 따르면 감사를 규칙적으로 표현하는 사람들은 스트레스 호르몬이 감소하고 행복 호르몬이 증가한다. 또한 어려움에 직면했을 때 더 빨리 회복하는 회복탄력성을 보인다.
코칭에서 한 고객은 직장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으며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었다. 매일 저녁 감사 일기를 쓰는 과제를 드렸다. 처음에는 "감사할 게 뭐가 있나요?"라고 반문했다. 하지만 꾸준히 실천하면서 변화가 일어났다. "오늘 점심이 맛있었다", "동료가 커피를 사줬다", "날씨가 좋았다"와 같은 작은 것들을 기록했다. 한 달 후 그는 말했다. "여전히 직장 상황은 안 좋지만, 제 마음은 달라졌어요. 하루 전체를 부정적으로만 보지 않게 됐어요."
감사 연습은 우리의 주의를 결핍에서 풍요로 이동시킨다. 없는 것이 아니라 있는 것에 집중하게 만든다. 이것이 바로 회복탄력성의 토대다.
서번트 리더십, 타인의 성공이 나의 성공이 된다
슈와츠는 승진을 위해 직함만을 원하는 태도를 경계한다. 대신 그녀는 스스로에게 묻는다. "나는 조직과 다른 사람들을 어떻게 성공하게 할 수 있는가?" 이것이 바로 서번트 리더십의 핵심이다. 자신의 성공보다 타인의 성공을 먼저 생각하는 리더십이다.
많은 사람들이 승진과 인정을 받기 위해 경쟁한다. 자신을 드러내고 자신의 성과를 강조한다. 물론 자신의 기여를 인정받는 것은 중요하다. 하지만 진정한 리더는 팀원들이 성장하고 성공할 수 있도록 돕는 사람이다.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자신도 성장한다.
역설적이게도 타인의 성공을 도울 때 자신도 성공한다. 팀원이 성장하면 팀 전체의 성과가 올라가고, 그 성과는 리더의 역량으로 인정받는다. 더 중요한 것은 타인의 성장을 돕는 과정에서 자신의 전문성과 통찰력이 깊어진다는 점이다.
코칭 현장에서의 적용
서번트 리더십은 라이프코칭의 본질과도 일치한다. 코치는 자신의 지혜를 과시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고객이 스스로의 답을 찾고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이다. 내가 얼마나 많이 아는지가 아니라, 고객이 얼마나 성장하는지가 코칭의 성공 지표다.
한 중간 관리자 고객은 팀원들과의 갈등으로 고민하고 있었다. 그는 자신의 전문성을 인정받고 싶어 했고, 팀원들이 자신의 지시를 따르지 않는다고 불평했다. 코칭 과정에서 우리는 관점을 바꿔봤다. "당신의 역할이 팀원들을 성공시키는 것이라면, 지금 무엇을 다르게 할 수 있을까요?" 그는 팀원들의 강점을 파악하고 그들이 잘할 수 있는 영역에서 빛날 수 있도록 돕기 시작했다. 반년 후 그의 팀은 가장 높은 성과를 내는 팀이 됐고, 그는 우수 리더로 선정됐다.
스트레스를 다루는 현실적 전략
프로젝트가 지연되거나 시스템이 고장나는 상황에서 슈와츠는 자신에게 묻는다. "가장 나쁜 경우는 무엇인가?" 이 질문은 막연한 불안을 구체적인 시나리오로 바꾼다. 그리고 구체화된 두려움은 대부분 생각보다 덜 무섭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최악의 시나리오가 직장을 잃는 것이라 해도, 그녀는 말한다. 자신이 배우고 발전한 것을 자산으로 삼아 새로운 기회를 찾을 수 있다고. 이런 관점은 스트레스를 크게 줄인다. 실패가 끝이 아니라 다음 단계로 가는 과정임을 인정하는 것이다.
방수 코트 메타포
슈와츠는 업무 중 비판과 스트레스를 다루는 독특한 메타포를 사용한다. 방수 코트를 입었다 벗는 것처럼, 업무 중에는 필요한 정보는 흡수하되 부정적 에너지는 흘려보낸다. 그리고 집에 돌아올 때는 그 코트를 벗어두고 온다. 일터의 스트레스를 집까지 가져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시각적 이미지는 매우 강력하다. 한 고객은 늘 집에서도 업무 걱정을 했고, 가족과의 시간도 온전히 즐기지 못했다. 방수 코트 메타포를 소개하고, 현관문을 들어서기 전 심호흡하며 코트를 벗어두는 상상을 하도록 했다. 단순한 이미지였지만 효과가 있었다. 물리적 동작이 심리적 전환을 돕는다는 것을 경험했다.
실패를 자산으로 바꾸기
슈와츠의 접근에서 중요한 것은 실패를 학습의 기회로 보는 관점이다. 프로젝트가 실패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배운 것이 있다. 그 배움은 다음 기회에서 더 나은 결과를 만드는 자산이 된다. 이런 관점을 가지면 실패의 두려움이 줄어든다.
코칭에서도 고객들이 실패를 재해석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 경험에서 무엇을 배웠나요?" "다음에는 무엇을 다르게 할 수 있을까요?" 같은 질문을 통해 실패를 성장의 디딤돌로 바꾼다. 한 고객은 창업 실패 후 깊은 좌절에 빠져 있었다. 함께 그 경험을 돌아보며 그가 배운 것들을 정리했다. 시장 조사의 중요성, 자금 관리, 팀 구성, 고객 소통 등 수많은 교훈이 있었다. 그는 말했다. "이 경험이 없었다면 지금의 나는 없었을 거예요. 비싼 수업료를 낸 셈이지만, 그만큼 값진 배움을 얻었어요."
고객과 함께 두려움 넘기
고객이 새로운 도전 앞에서 두려워할 때, 슈와츠의 삼 년 프레임워크를 활용하라. "첫 해는 배우는 시기입니다. 모든 것을 다 알 필요는 없어요"라고 말하면 심리적 부담이 줄어든다. 또한 작은 단계로 나누어 도전하도록 돕는다. 한 번에 큰 변화를 시도하기보다, 작은 실험을 통해 자신감을 쌓아가도록 한다.
한 고객은 대중 연설 기회가 있었지만 극도로 두려워했다. 처음부터 백 명 앞에서 강연하는 대신, 먼저 친구 셋 앞에서 연습했다. 그 다음 주에는 열 명 정도의 소모임에서 발표했다. 단계적으로 청중 수를 늘리면서 자신감을 쌓았고, 결국 성공적으로 대중 연설을 해냈다.
감사 일기 코칭 기법
감사 일기는 간단하지만 강력한 코칭 도구다. 고객에게 매일 저녁 세 가지 감사한 것을 적도록 과제를 준다. 처음에는 큰 것이 아니어도 된다. 맛있었던 식사, 따뜻했던 햇살, 친절했던 낯선 사람 같은 작은 것들이면 충분하다.
중요한 것은 꾸준함이다. 최소 삼 주 이상 지속할 때 뇌의 패턴이 바뀌기 시작한다. 부정적인 것보다 긍정적인 것에 주의를 기울이는 습관이 형성된다. 일부 고객들은 감사 일기를 쓰면서 자신의 삶이 생각보다 풍요롭다는 것을 발견한다.
더 나아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감사를 찾는 연습을 한다. 슈와츠가 했던 것처럼 "이 힘든 상황에서도 감사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라고 묻는다. 이것이 진정한 회복탄력성을 키운다.
회복탄력성 강화 프로그램
회복탄력성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개발할 수 있는 능력이다. 코칭 프로그램에 다음 요소들을 포함하라. 첫째, 최악의 시나리오 질문을 통해 막연한 불안을 구체화한다. 둘째, 과거의 어려움을 극복한 경험을 떠올려 자신의 강점을 확인한다. 셋째, 감사와 긍정적 재해석을 통해 관점을 전환한다. 넷째, 지지 시스템을 확인하고 강화한다. 다섯째, 자기 돌봄 루틴을 만든다.
한 고객은 잦은 이직으로 불안정한 시기를 보내고 있었다. 회복탄력성 강화 프로그램을 통해 과거에 어려움을 극복했던 경험들을 정리했다. 그는 생각보다 많은 위기를 이미 극복했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 깨달음이 현재의 불안을 다루는 힘이 됐다. 또한 매일 운동하고 충분히 자는 자기 돌봄 루틴을 만들면서 심리적 안정감을 되찾았다.
불완전함을 껴안고 성장하라
성장은 완벽히 준비된 후에 시작되는 것이 아니다.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용기 있게 도전할 때 시작된다. 디안 슈와츠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중요한 교훈을 준다. 첫째, 두려움에도 불구하고 도전하라. 둘째, 감사를 통해 회복탄력성을 키워라. 셋째, 타인의 성공을 돕는 것이 자신의 성공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기억하라. 넷째, 스트레스와 실패를 성장의 기회로 재해석하라.
라이프코칭 전문가로서 우리의 역할은 고객들이 이런 관점을 갖도록 돕는 것이다. 완벽함을 기다리는 대신 불완전한 채로 시작하도록 격려하라. 실패를 두려워하는 대신 배움의 기회로 보도록 돕는다. 어려움 속에서도 감사를 찾는 연습을 함께하라.
당신 자신도 마찬가지다. 모든 것을 알 때까지 기다리지 마라. 지금 당장 시작하고, 과정에서 배워라. 고객의 성장을 돕는 것이 결국 당신의 전문성을 키운다. 감사를 실천하고 회복탄력성을 키워라. 그것이 지속 가능한 코칭 커리어의 비결이다.
불완전함은 약점이 아니라 성장의 여지다. 오늘 당신이 피하고 있는 도전에 과감히 뛰어들어보라. 그 속에서 당신은 상상하지 못했던 성장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성찰 질문
1. 현재 내가 피하고 있는 도전은 무엇이며, 그 도전을 통해 어떤 성장을 얻을 수 있을까?
2. 오늘 내가 감사할 수 있는 작은 것들은 무엇인가?
참고문헌
Growth and resiliency: Diane Schwarz redefines the CIO role
https://www.cio.com/article/4064322/growth-and-resiliency-diane-schwarz-redefines-the-cio-role.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