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구에서 방향성으로
서인숙 코치 (KPC)
더누림생명교회 담임목사
더누림 코칭센터 대표
코칭학 석사
CCU크리스천코칭협회 FT코치
크리스천 코칭학교 연구위원
국제코치훈련원 전문위원
인실연 인성코칭연구소 연구위원
2년 전 함께 사역하던 목사님께서 교도소에서 성경공부를 진행하는 데 나도 참여하면 좋겠다는 요청을 하셨다. PFI(국제교도협회)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으로 수형자들과 소그룹 활동으로 성경에 관한 대화를 나눈다고 했다. 교도소와 소그룹이라는 말에 참여 의사를 전하고 교도소를 방문했다.
10여 명의 강사가 소망과 소명을 담아 참여하고 있었다. 어떤 소그룹을 담당하게 되는지 궁금해하고 있었는데 4주간 각 소그룹에서 진행하는 활동에 참여해달라고 했다.
4주간 인턴십을 하듯이 각 소그룹의 활동에 참여하면서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런데 4주간 참여해보니 어떠냐고 물었다. 그리고 소그룹 대화를 도울 수 있는 좋은 도구가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내가 코치로 활동하고 있으니 좋은 의견이 있을 것 같다는 이야기였다. 그리고 좀 더 마음을 여는 대화의 필요성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나도 4주의 경험에서 교도소의 성경 나눔 소그룹 대화에 코칭 프로그램이 도입되면 참여자와 강사의 나눔을 통해서 수형자에게 중요하고 소중한 대화를 깊이 있게 나눌 기회가 만들어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돌아와서 하나님께 “8주간 진행되는 성경 소그룹 모임에서 코칭 대화가 포함된다면, 8회기의 만남을 통해 강사와 참여자들에게 새로운 자각과 인식전환, 그리고 변화에 대한 마음이 생성되는 기회와 기간이 되게 하소서” 하고 기도했다.
그 후로 성경공부와 연결되는 8회기 크리스천 코칭 프로그램을 구성해서 매주 모이는 코칭 연구모임에서 강사용 활동교재로 그 효용성을 확인하였다. 그 후 PFKOREA를 진행하고 있는 목사님께 8회기 퍼실리테이션 활동을 포함한 코칭 프로그램 내용의 파일을 보냈다. 그리고 소그룹에서 공부가 아닌 코칭 대화를 나누는 것에 대한 허락을 얻었다. 드디어 두 달간 담당하게 된 소그룹에서 성경과 함께하는 코칭 대화를 시작하였다.
소그룹에서 코칭 대화를 시작하자 처음에는 일방적인 성경 강의가 이루어질 것으로 생각했던 참여자들이 회기가 넘어갈수록 참여하는 사람들의 눈빛,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관심, 일방통행이 아닌 쌍방 소통에 대한 호감, 그리고 마음속에 감추었던 각자의 두려움을 꺼내어 이야기하고, 어떻게 자신의 삶을 잘 제작하는 지혜로운 선택을 할 것인지에 대한 진지하고 허심탄회한 인식을 전환하는 이야기들이 나누어졌다. 교도소에 들어와 있지만 수감 기간이 자신이 하나님과 함께 삶을 제작하는 연습 기간이 될 것이라는 이야기를 경청하면서 서로를 축하하였다. 코칭 대화를 통해서 자기 정리가 되었다면서 다음 주의 성경 코칭 소그룹 모임이 기다려진다는 수형자가 “참 잘했어요” 도장을 나에게 말로 찍어주었다.
코칭의 힘을 믿는 것, 고객을 존재로 대하고 믿어주는 것이 형식이 아니라, 실제로 사람에 관한 판단을 중지하고 코치 앞에 있는 그를 존재로서 믿는 것, 그리고 그러한 신뢰가 잔잔하게 이루어지는 현장이 참여자들에게 경험으로 나누어졌다. 그런 코칭 현장에 있는 것이 감사하고 즐거웠다.
8회 기가 마무리되는 수료식을 마치고 돌아오는 차 안에서 나 자신에게도 “참 잘했어요.” 스티커를 붙여주었다.
두 번에 걸친 8회기 소그룹 코칭이 진행되었을 때, 담당 목사님께서 먼저 보내 주었던 코칭 프로그램의 파일을 다시 보내 달라고 부탁했다. 그리고 다음 소그룹 강사 모임에 참여했을 때, 전체 강사를 대상으로 코칭 대화에 대한 강사수련회를 준비해줄 수 있느냐고 했다. 어떻게 그렇게 생각하셨냐는 나의 질문에 코치님이 진행하는 소그룹에서는 계속 축하하고, 즐겁게 웃으면서 대화하고, 궁금한 것을 가볍게 물어도 진지한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모습들과 참여자 중에는 성경공부가 아닌 성경과 자신에 관한 대화를 하는 것이 보였다고 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훌륭한 대화의 도구가 필요하다고 했다.
몇 주 후 호숫가 아름다운 펜션에서 강사들 모두가 참여한 크리스천 코칭 워크숍을 진행했다. 그 후로 코칭 대화에 대한 강사수련회가 더 있었고, 강사들은 전달이 아닌 소통의 장과 대화의 기술과 역량의 필요성을 이야기했다. 교도소 담당 목사님은 이러한 변화는 정말 필요한 전환이고 강사와 수형자인 참여자 사이에 정말 필요한 방향성이라고 흐뭇해했다. 모든 참여자가 호응하는 것은 아니라도 많은 참여자가 수형자가 아닌 건강한 삶을 추구하는 자신을 이야기할 수 있는 코칭 대화를 통해 소그룹 안에서 스스로에 대해서 새롭게 알아가는 대화들이 현재까지 계속되고 있다.
그리고 코칭은 내가 참여하고 있는 ‘청취자의 길’이라는 교도소 프로그램 안에서 강사에게 필요한 대화 역량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코칭은 “도구가 아닌 방향성으로” 강사와 참여하는 수형자 모두에게 그 필요가 이어지고 있다고 느낀다.
성찰 질문
1. 당신에게 이 수감 기간은 어떤 기회로 다가오나요?
2. 그것을 생각할 때, 어떤 감정이 떠오르나요?
3. 그 감정이 당신에게 어떤 이야기를 하고 있나요?
4. 당신의 현실에서 중요한 방향성으로 다가온 것은 어떤 것이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