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밥 한번 먹읍시다.” 와 실행력 [1]

작성자: 최고관리자님    작성일시: 작성일2021-09-09 17:10:54    조회: 93회    댓글: 1
황현호
국제코치훈련원 원장 / 한국부부행복코칭센터 소장 / ICF Korea챕터 부회장

 인간관계 속에서 흔히 듣고 나누는 이야기 중 하나가 “언제 밥 한번 먹읍시다.” 라는 말이다. 외국인들이 우리나라에 와서 살면서 경험하는 문화충격 중 한 가지가 바로 이 말이다. 우리는 이 말을 너무나 자주 애용한다. 헤어지면서 더 이상 만나고 싶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야박하게 “다시 보지 맙시다.” 라고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래서 밥 한 번 먹자는 이야기로 인사를 대신한다. 그리고 다시는 연락하지 않는다. 반대로 그냥 헤어지기 아쉬운 대상에게도 우리는 밥 한번 먹자는 인사로 그 아쉬움을 대신한다. 즉, 우리 한국 사회에서만 통용되고 있는 의례적 인사인 것이다.

 내가 코칭을 만나고 나서 달라진 것 중 하나를 꼽으라면 실행력이 예전보다 높아졌다는 것이다. 그래서 상대가 언제 밥 한번 먹자고 하면 바로 수첩을 꺼내서 날짜를 잡자고 한다. 그래서 나를 만나는 사람은 이제 더 이상 밥 한번 먹자는 의례적 인사는 하지 않는다. 꼭 밥을 먹을 것이 아니라면 그런 공수표 같은 약속은 하지 않아도 된다. 이렇게 작은 일에서부터 실행력을 높이는 습관을 들이기 시작하면서 1인 기업가로서의 나의 성과도 조금씩 나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또 하나의 변화는 나를 만나는 사람들의 실행력이 높아졌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그들의 삶도 변화가 일어나는 것을 많이 경험했다.

 코치훈련을 진행하면서 보여주는 영상 중에 ‘세상에서 가장 어리석은 골기퍼’ 라는 제목의 영상이 있다. 패널티킥 상황에서 킥커가 공을 찬다. 골기퍼는 순간적으로 몸을 날려 공을 막아낸다. 그리고는 관중석을 향하여 의기양양하게 자신의 가슴에 있는 넘버를 두드리면서 ‘내가 막았다’라며 세리모니를 즐긴다. 그러는 사이 역스핀을 받은 공은 데굴데굴 굴러 골대 안으로 들어가 버린다. 심판은 골을 선언하고 골기퍼는 땅을 치며 애석해 한다.

 코칭을 하면서 이런 상황이 코치에게도 일어날 수 있다. 마지막 단계에서 실천환경 구축을 소홀히 하면 그렇다. 고객은 다음 회기에 머리를 긁적이면서 “시간이 왜 이렇게 빨리 지나가지요?” 하면서 멋쩍어 한다. 이것은 고객의 책임만은 아니다. 실행력을 높여 줄 수 있는 코치의 실행환경 구축이 미흡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고객의 실행력이 높아질까?

 미국 뉴욕대학의 골비처(Peter Gollwitzer) 교수와 독일의 심리학자 브란트스타터(Veronika Brandstatter)교수가 두 그룹의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했다.  이틀간의 크리스마스 연휴를 어떻게 보낼 것인지를 묻고 어떻게 보냈는지에 대한 에세이를 제출하라는 거였다. 그리고 두 그룹 중 한 그룹에게만 그 에세이를 언제, 어디서, 어떻게 쓸 것인지를 묻고 구체적인 답변을 들었다. 결과는 어땠을까? 언제, 어디서, 어떻게 쓰겠다는 구체적인 대답을 했던 그룹이 그렇지 않은 그룹보다 에세이 완성을 위해 걸린 시간이 5.4일이나 짧았다. 그리고 실제 제출하기까지는 평균 7.7일이나 빨리 제출했다. 골비처 교수는 다른 실험도 했다. 두 그룹의 학생들에게 수학문제를 보여주면서 고도의 집중력과 사고력을 요하는 시험이라고 했다. 그리고는 학생들이 문제를 푸는 중에 동영상 광고를 틀어 집중을 방해했다. 동영상을 틀기 전 한 그룹에게만 문제를 푸는 중에 동영상광고가 신경이 쓰이면 어떻게 할 것인지를 묻고 대답을 들었다. 결과는 어땠을까? 이 그룹이 24문제를 더 풀었다.

 코칭에서 우리가 고객의 실행력을 높여 주기 위해 ‘언제’, ‘어디서’, ‘어떻게’를 질문하는 이유다. 그리고 실행과정에서의 장애요소가 혹시 있는지, 있다면 그 장애요소를 어떻게 할 것인지를 질문해 주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외에도 코치마다 다양한 실천환경 구축을 위해 뭔가를 한다. 고객이 코칭대화를 통해 결심한 실행목표를 삶의 현장에서 실천할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들어 주기 위해 코치로서 어떻게 하고 있는가? 그리고 삶의 현장에서 코치 자신의 실행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하고 있는가? 습관이 의지를 이긴다는 말이 있다. 그래서 코치는 자신의 의지나 고객의 의지보다는, 할 수 밖에 없는 환경을 구축함으로써 실행력을 높인다.

댓글목록

작성자: 신성 김광섭님     작성일시:

유익한 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