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족함을 품고 성장하는 삶: 나만의 속도를 지키는 힘_정미진 코치

작성자: 최고관리자님    작성일시: 작성일2024-06-17 00:11:51    조회: 152회    댓글: 0



부족함을 품고 성장하는 삶:나만의 속도를 지키는 힘

정미진 (KPC)

현) 세렌디피티 코칭 컨설팅 운영

전) 서울 청년 일자리 매칭 강화 전담창구 전문 컨설턴트

전) LG전자 역량육성팀

전) 혜전대학 디지털 서비스학과 외래교수

전) 삼성전자 CS Academy 강사

6월이다.

한 해의 절반이 지났다는 사실이 새삼 나를 더욱 조급하게 한다.

내가 즐겨 찾는 미디어나 여러 커뮤니티에서 신년의 계획이 얼마나 지켜지고 있는지, 일 년의 절반을 지낸 시점에 어떤 변화가 있는지 물으며 ‘이제 겨우 반이 지났으니 무엇도 늦지 않았다.’라고 응원하며 때론 ‘벌써 반이나 지났으니 서둘러야 한다.’고 일깨운다. 내가 후자에 더욱 공감하는 이유는 아마도 아무런 행동도 변화도 없었던 나의 지난 시간 때문일 것이다.

작년, 직장을 그만두고 프리랜서 생활을 시작하면서 내 분야의 너무나 많은 훌륭하고 바쁜 사람들과 비교하며 효능감을 상실하고 불안, 질투, 무력감 등으로 위축되었다. 그래서 새해를 맞이하며 올해는 건강, 자신감, 성취감 회복을 목표로 ‘다이어트’와 ‘글쓰기’라는 실행계획을 찬란하게도(?) 세워 놨더랬다. 성공의 빈도보다 실패의 빈도가 늘어가는 체크리스트는 4월을 맞이할 즘 죄책감과 실망감으로 마음이 무거워서 눈앞에서 치워버렸다.

여전히 내 주위엔 훌륭하고 바쁜 사람들이 넘쳐나고, 매달 통장의 잔고는 아쉽기만 하다. 나이가 들수록 감정이 여유로워진다던데 거울 속에 나는 여전히 초등학생 어린아이마냥 순간마다 시시때때로 바뀌는 내 감정이 버겁다. 내가 뭘 잘할 수 있는지, 내가 얼만큼 잘해야 하는지 아직도 찾는 중이고 괜찮은 사람이고 싶고, 만족하는 삶이고 싶다.

“요즘 정말 잘 지내시는 것 같아요. 보기 좋아요. 코치님.”

“..저요?”

“네. 꾸준히 운동하시는 모습이 참 건강해 보이고, 일하시는 모습에 자신감이 넘쳐요! 어떻게 독일에서 그 많은 것들을 다 이뤄내고 계세요?”

“제가 그랬군요!? 제가 그렇군요!? 정말 감사합니다!!!!!”

생각해 보니 그렇다.

코칭 수련을 꾸준히 했고, 하루 2만 보 이상 걸었고, 아프지 않았다. 직장 때문에 미뤘던 방통대도 졸업했고, 독일 유학생들에게 매월 코칭으로 재능기부도 하고 있고, 가보지도 못한 6개국의 단짝친구들도 생겼다. 심지어 KOTRA 프랑크푸르트에서 강의도 했다. 무엇보다 배우자의 배려와 관심으로 낯선 이곳에서 한 번도 외롭지 않고 지냈다. 나는 지금 충분히 잘 지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부족함을 찾아 결핍을 느끼며 좌절했다. 내가 가지고 이룬 것의 만족감은 새벽빛과 함께 하루 만에 사라지고 아침이 되면 그렇게 큰 행복감이었나? 하는 의구심마저 든다. 하지만, 내가 부러워하고 아쉬워하는 것은 목에 걸린 가시처럼 끈덕지게 한시도 잊을 틈 없이 나를 자극한다. 나 말고 다 잘난, 나 빼고 바쁜. 나만 안되고 나만 없는….

얼마나 가련하고 미련한 태도인가.

한때 부족함이 최고의 동력이라 느낄 때가 있었다.

결핍은 가장 좋은 동기부여라 생각하고 완벽을 추구할 때가 있었다. 하지만 나의 부족함과 결핍은 무엇에 대한 것이었을까? 나의 경우는 비교였던 것 같다. ‘저만큼만’ 해서 다다르면 그곳에 또 다른 ‘저만큼’이 있었다.

후. 끝이 없다. 잡을 수 없는 술래를 계속 쫓는 느낌이다.

하지만 불안감에 휩싸여 욕심만 커진 나는 정도(正道)보다 속성(速成)을 취하며 나중에는 ‘저만큼’을 위한 실행계획만 있고, 왜 가려던 건지 그곳에서 뭘 어쩌겠다는 것인지 목적마저 희미하다.

다다른 직후에도 만족감은 오래가지 않는다. 이곳까지 내가 오며 느낀 것은 의무감, 조급함, 불안함이었다. 가끔 새로움에 대한 설레임, 의욕, 희망도 있었지만 이런 긍정적인 감정은 부정적인 감정에 쉽게 잠식되고 말았다. 끊임없이 노력해도 완벽함에는 도달하지 못하고, 결핍감과 비교만 반복될 뿐이었다.

그렇다. 사실 나의 건강, 자신감, 성취감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는 다이어트나, 글쓰기 등으로 결코 회복되지 않는다. 나보다 더 많이, 더 잘하는 누군가가 세상에 존재하는 한 절대 내 부족함은 채워지지 않을 것이다.

여기부터 시작된다.

⎡비교와 경쟁에 의해서가 아닌 진짜 나를 위한 시간을 찾아 나만의 속도로 전진하는 것.⎦

부족함은 인간 존재의 본질적인 부분이며, 더 나은 다음, 더 나은 자신을 위해 부족함을 인정하고 극복하려는 노력이야말로 ‘진정한 성장’으로 이어진다.

그 부분에 있어 코칭은 부족함을 인정하고 성장하는 삶을 살아가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강력한 도구라고 생각한다. 또한, 코칭은 우리가 어려움에 직면했을 때 극복할 수 있도록 지지와 격려를 제공한다. 코칭의 질문을 고객이 아닌 자신에게도 던져볼 여유가 있다면 말이다.

그래서 나는 나와의 코칭을 시작했다.

‘코칭이 진행되는 동안 어떻게 불러드리면 좋을까요…?’

‘저는 오늘 코칭에 잘 임할 수 있도록 ‘진아’라고 불러 주시면 좋겠어요.’

‘오늘은 어떤 주제로 저와 이야기를 나누고 싶으신가요?’

‘음…. 나는 왜 남들을 신경 쓸까? 사실, 신경 쓰지 않고 싶은데 그게 잘 안 돼요.’

.

.

내가 묻고, 내가 답한다.

그 안에 진짜 내가 있다. 질문도 대답도 찰떡같이 들어맞는 느낌이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내가 듣고 싶은, 하고 싶은 말이 모두 내 안에 있다.

이 시간이 끝나면 아무에게도 보여줄 수 없는 비밀 쪽지를 나만 열어 읽어보고 알게 된 뿌듯하고 우쭐한 느낌이 든다. 또, 사랑스럽고 대견하다. 나는 아직도 내가 가진 것이 많고, 이룬 것이 많고, 이만하면 충분하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하지만, 내가 가지고 이루고 느낀 것들을 더욱 소중히 아껴줘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불편하고 부정적인 감정에 휩싸여 뒤뚱거리며 억척스럽게 다다른 그 시간들의 노력도 외면하지 않겠다.

나는 여전히 ‘나’ 이지만, 이전의 ‘나’와 다르다. 나와 나누는 코칭으로 내 마음을 더 잘 들여다보고 다독이게 되었다. 그리고 스스로 위로도 하고 칭찬도 한다. 그러다 보면 내가 나를 정말 위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지금 나는, 나의 부족함을 품고 나만의 속도를 지키는 힘을 단련하고 있다.


 

성찰 질문

1. 나의 어떤 점이 가장 만족스럽나요?

2. 만족스럽다면, 만족스럽지 않다면 무엇 때문에 그렇게 생각하나요?

3. 진짜로 어떻게 되길 원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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